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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꿈을 먹고 사는 시장이라지만

코스닥 IT업체, 전방산업 개선 기대감에도 주가는 제자리

코스닥 시장의 실적 개선 종목에 대한 소외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한 개선세가 나타나는 종목보다는 먼 훗날 엄청난 실적을 기록할 지도 모르는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제2의 삼성전자가 될만한 업체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종목들이 실제 실적 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종목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코스닥 시장은 신종플루 관련주의 급등세에 시끌시끌하다.
중앙백신중앙바이오텍, 에스텍파마, 바이오니아, 화일약품, 서울제약, 제일바이오, 신라수산, 지코앤루티즈 등이 신종플루와 관련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13개 종목 가운데 11개 종목이 신종플루 관련주일 정도로 코스닥에서 신종플루 위력은 과거 대운하 개발 또는 황우석 박사 관련 테마의 전성기 못지 않다.

신종플루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3000명을 넘어서면서 정부가 강제실시권을 발동할 경우 에스텍파마와 씨티씨바이오 등을 비롯한 업체들까지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정부가 실제 강제실시권을 발동하기 위한 난관은 적잖은 것으로 알려지며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상승세는 견조하다. 차익매물 보다는 상한가에라도 매수하겠다는 투자자가 더 많다.


신종플루 열풍에 소외되는 종목은 더욱 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에 주가 상승이 기대됐던 IT부품 업체들의 소외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법인 가운데 삼성전자 공장에 생산장비 및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만 해도 수십 곳에 달하며 LG전자, 하이닉스 등과 연관된 기자재 업체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IT업황 개선 속에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조만간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는 신호다. 즉 테스와 같은 반도체 생산방비 제조업체들은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실제 하반기 들어서면서 많은 반도체 생산장비 및 부품업체들이 공급 계약을 체결, 실적 개선세를 눈으로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시장의 소외 속에 기대됐던 만큼의 주가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전기전자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끄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반도체 생산장비업체의 주식업무 담당자는 "아무리 꿈을 먹고 사는 코스닥 시장이라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종목에는 매수세가 끊이질 않는 반면 우리처럼 실제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는 종목들은 관심 밖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종목들 가운데 급등하는 종목만 부각되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에 투자하면 금세 돈이 불어날 것 같은 환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스닥 시장서 실적개선주를 찾느니 코스피 종목에 투자하겠다는 심리도 적지 않다"며 "코스닥 시장에는 위험이 크더라도 수익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기 위한 투자자들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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