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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남북대화 재개 메시지 보낸 것"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17일 새벽에 발표한 공동보도문은 한동안 위축됐던 남북교류에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합의여서 백두산 관광 등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추가적인 대화가 이뤄질 지는 과제로 남았다.

공동보도문의 주요 경협내용은 ▲개성공단 및 개성·금강산 관광 등 중단됐던 기존 남북경협 관계의 복원 ▲백두산·금강산 비로봉 관광 추가 ▲관광에 대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이름의 안전보장 등이다. 이밖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란 인도적 현안도 포함됐다.


◆北, 경협 안전보장 약속

이번 합의도출은 남북경협이 존폐위기를 앞두고 극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해 12·1 조치로 개성관광을 중단하고, 남북간 교류협력과 경제거래 목적의 인원 통행, 통행시간대 및 인원수를 제한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기준으로 2412만 달러였던 개성공단 생산량은 올해 6월에는 1873만 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370명이었던 우리측 개성공단 체류인원도 지난달 703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이 입은 손실도 막대했다. 지난 6월말까지 금강산과 개성 관광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을 현대아산은 1536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1분기에는 257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북측이 안전보장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약속을 한 부분이 주목된다. 공동 보도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취해주신 특별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다"고 명시했다.


이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과 개성공단 직원 억류 사건으로 북한내 신변안전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남북간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개성공단이 불안정해지고, 지난 3월 한미간의 키리졸브 훈련 때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출입경을 차단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남북 당국간 대화도 열릴까


현정은 현대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를 도출했음에도 불구, 이번 공동보도문은 민간 합의 형식으로 이뤄졌다. 남북경협 차원의 교류 재개와 사업 추진이 대부분이고, 정치적 차원의 메시지는 담겨있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8·15경축사에 들어있는 대북구상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


정부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현 회장이 내려와 구체적 내용을 들어야 알 수 있다"며 "현대와 사전협의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현 회장을 사실상 특사 형식으로 보냈고, 현 회장이 따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도 사실상 북한이 우리 정부에 대화 재개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가족 상봉에는 남북 당국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백두산관광 코스개발, 비행장 건설 등 기반 투자도 우리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양무진 경남대(북한학) 교수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보도문을 이행하기 위해 남측당국이 나설 명분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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