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 일문 일답
지난 2월 취임식 이후 처음으로 멕시코 알티미라에서 6개월여 만에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자신의 임기중 실현 목표로 ‘철강업계의 도요타’를 제시했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알티미라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 회장은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 안정된 노사관계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한 도요타의 경영 혁신 정책을 적극 반영해 포스코를 새로운 혁신기업으로 일신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 멕시코 자동차용 강판(CGL, 전기도금아연강판) 공장 건설의 의미는?
▲= 멕시코 공장은 ‘글로벌 포스코’를 지향하는 포스코의 첫 작품이자 한-멕시코간 ‘아름다운 협력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며, 북미시장을 겨냥한 굉장히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초부터 자동차 강판 소재 개발을 추진, 광양제철소를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육성 발전시키기로 하고 최신 설비 구축과 인구인력 집중, 임원들에 대한 훈련등의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연산 600만t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했으며, 오는 2010~2012년 사이에 생산량은 800만t에 이를 것이다. 자동차용 강판을 통해 명실공히 기술로 리드하는 글로벌 철강사로 발전하는 게 회사의 비전이다.
현재 전 세계 15개 메이저 자동차사를 대상으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인도까지 공급했지만 역시 자동차 산업하면 이제 미국시장을 포함한 북미, 중미와 브라질 포함한 남미 등이 굉장히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메이저 자동차사 전부 이 지역에 계속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만 생산해서는 강판 공급 및 수요자의 요청을 100% 맞추기 어렵다. 자동차는 적기납품(JIT)이라는 체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략은 수요처 지역에 도금 및 냉연공장을 짓고, 자동차 공장 옆에 서비스 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수요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타임리하게 맞추고, 기술진을 상주시켜 기술 서비스를 가장 빨리 제공하는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사와 철강사의 EVI(Early Vendor Involvement, 고객맞춤활동)라는 새로운 협력제도를 구축, 현재 생산하는 모델 뿐만 아니라 3~5년후 개발 및 생산되는 새 모델에 대한 강판 협조체제가 밀접하게 협력할 수 있는 제체를 이뤄 나가겠다.
- 경제위기가 상당히 회복되고 있는 중요 시점인데, 하반기에는 어떤 경영계획을 갖고 있는가? 인수·합병(M&A)에 대한 계획은?
▲= 다방면에 걸쳐 정보를 수집한 결과 현재 및 3·4분기까지는 회복이 확실하다. 다만 4분기는 모르겠다는 게 결론 중 하나다. 예상이 맞다면 두 번째 회복은 오는 2011년도 하반기에 올 것이라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현재의 회복세가 계속 가길 희망하지만 경영자는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이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비용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을 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적어도 2조 정도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수정된 경영계획을 운영중이다. 그러나 환율이 문제다. 원화가 더 강세되지 않을지 주목하고 있으며, 강세가 계속되면 경영계획을 수정할 것이다.
M&A는 취임사에서 이야기 했듯이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게 기본 경영철학이었으나 그동안 여건이 많이 변화돼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속에서 철강사나 다른 설비사들이 경영위기로 매물이 나올 경우 그린필드형과 더불어서 공장을 인수해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는 브라운필드형 투자와 M&A를 하는 게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어 모든 것을 검토대상으로 하고 있다.
- 일본, 유럽에 비해 자동차용 강판 기술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과의 기술격차는 어떻게 좁혀 나갈 것인가?
▲= 자동차강판은 철강기술의 꽃이자 이를 만든다는 것은 최고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역사와 기술면에서 뒤진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2000년초부터 10년간 광양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강판 개발을 추진한 결과 경쟁사가 30년만에 이룬 것을 10년에 달성했다. 어떤 것은 아직 뒤지지만 어떤 것은 우리의 고유기술이 신일철이나 티센보다 뛰어난 제품을 여러 종류 개발했다.
멕시코에 오기 전 일본 도요타를 방문했는데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다. 도요타로부터 공급자 자격을 받기 위해서는 굉장히 엄격한 절차와 검증을 거쳐 주는데, 우리는 지난 2002년부터 노력했는데 일본 본토 도요타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 먼저 태국 등 도요타의 외국공장 등에 공급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우리의 품질관리 능력 인증 받고 어떤 경우에도 협력할 수 있는 철학 생산체제 서비스를 검증 받은 후 5년 만에 이번에 일본 본토에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일본 본토 납품 인증을 받고 나니 다른 업체들로부터 관심을 받아 다른 제품을 공급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 어떤 것이 뛰어난 제품인가?
▲= 고유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목표는 ‘물리학의 기본 특성을 배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물리학적으로 강도와 연신률은 상반된 개념이다. (철강제품의) 강도가 강하면 제조가 어렵고, 연신률이 강하면 강도가 약해지는데, 우리는 강도와 연신률을 동시에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트립강종(고강도강판, Transformation Induced Plasticity)’과 ‘트윕강종(초고강도강판, TwipTwinning Induced Plasticity)이 있다.
트윕강종은 엿가락처럼 꼬아진 것으로 강도가 높은 특성 가진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상업화하기는 어려워 아무도 상업화를 못했는데 우리가 제일 먼저 성공했다. 조 후지오 도요타 회장과 협의를 통해 오는 10월에 일본 도요타 본사에서 포스코 제품 전시회에 이를 전시할 것이다.
또한 자동차 강판은 표면 미려해야 하는데, 현재 최고 미려도보다 한 등급 높은 ‘GI Ace’라는 아연도금강판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으며, 이 제품도 도요타 전시회에 전시할 계획이다.
- 도요타와 협력 관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오창관 포스코 마케팅 부문장) 전 세계 15개 자동차 메이커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업체는 포스코 뿐이다. 기술이 떨어진다지만 실상은 어느 업체와도 자동차용 강판에서 겨뤄볼만 하다.
신일철 등 일본사가 공급해온 도요타 본사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것은 우리의 월드베스트 제품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도요타는 세계 최고 자동사라 이를 발판으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기로 했다. 올해 납품을 기점으로 다이하쯔 등 도요타의 관계사로 공급을 늘리고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양을 납품키로 하고 이를 협의중이며, 내년부터 장기공급체계로 갈 전망이다.
- 사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연 운동은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가?
▲= 금연운동은 제가 광양제철소 부장때 지난 1996년부터 추진해 올해로 13년이 됐다.
앞으로 이 시대의 화두가 저탄소 녹색성장인데 철강사는 전통적으로 이산화탄소 많이 배출하므로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운명을 타고났다. 프로세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줄여야 하지만 이를 국가나 기업만이 해결할 것이 아니라 5000만 전 국민 개개인이 참여하고 필요성과 책임감 갖고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
금연은 폐암에 치명적인지는 모르지만 혈관에 영향을 주는 것은 명확하다. 저는 담배를 끊는 것을 ‘사랑운동’이라고 정의 내렸다. 금연을 통해 첫 번째는 상사가 먼저 끊고 부하를 이끄는 ‘부하사랑’, 동료의 건강을 생각하는 ‘동료사랑’, 아내를 위한 ‘남편사랑’ 및 가장 중요한 ‘자녀 사랑’ 등 네 가지 사랑운동을 실천할 수 있다.
예전에 미국을 다녀왔는데 미국은 비만한 사람이 많더라. 금연 다음에는 적정 체중 유지 운동을 실시할 것이다. 자전거 타기도 서울 포스코 센터 옆 부속센터에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했으며,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
- 정부가 재계에 인센티브를 줬는데 재계가 투자 및 고용 등의 노력을 안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다. 올해와 내년 사이 포스코의 투자 및 고용계획은?
▲= 저의 경영철학중 가장 중요한 것이 불경기에 투자를 지속하고 인재양성에 힘쓰겠다는것이며, 이를 중점적으로 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올해 국내 4조5000억원 등 총 7조3000억원 투자계획을 추진할 것이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 미탈과 포스코와의 스테인리스스틸(STS) 협력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입장에 변화 있는지?
▲= 미탈 뿐만 아니라 유럽 4대 업체중 3개 업체가 (STS 사업 부문을 분사 또는 타 업체와의 협력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론쪽으로 철강제품 중에는 탄소강과 STS강이 있는데 그동안 경영 차원에서 분석해보니 탄소강은 편차가 적은 사업인데 반해 STS강은 편차가 큰 사업이다. 수 십년간 둘을 운영해 보니 수익성이 STS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탄소강에 주력하려는 업체는 STS를 매각하거나 협력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유럽의 4대 메이저, 중국의 태원 보산, 한국 포스코 등이 STS 메이저로 꼽히는데 중국의 경우 STS가 과잉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런 면에서 STS로의 집중은 쉽지 않을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작년 이후 매각에 대해 이야기 없어서 말할 게 없으며, 대우건설의 경우 우리도 포스코 건설 있다. 일단 입장은 지난 IR때 이동희 부사장이 이야기 한 데로 ‘예쁜 여자가 나왔으니 쳐다는 보고 있다’라고 봐 달라.
- 유럽쪽 진출 계획은?
▲= 유럽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가 있어서 우리도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너무 멀어서 굉장히 어떻게 효율적으로 나갈지를 검토중이다. 물류비를 너무 높게 지불하고 끌어가기는 어렵다. 중간 거점인 인도에 CGL 건설을 추진하는데, 이를 통해 얼마나 물류비 줄일 수 있는지 보고 대응하려고 한다.
- 글로벌 공급사에 대한 가격 정책은?
▲=(오창관 본부장) 4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시기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수록 건설 공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격 부분은 항상 검토하지만 결정은 신중히 할 것이다.
- 회장 취임 6개월이 지났다. 임기중 어떤 쪽으로 포스코를 포지셔닝 시키고 싶은지?
▲= 제 꿈은 포스코를 ‘철강산업의 도요타’로 만드는 것이다. 임기중 그런 방향으로 포스코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데 총력 기울이려 한다. 직원들에게 앞으로 어떤 인재로 커 나가야 할 것인지를 놓고 프로페셔널리스트, 스페셜리스트, 버사타일리스트(versatilist, 어떤 직무를 맡겨도 수행할 수 있는 인재)중 하나를 선택해 성장하라고 말했다.
문과와 이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 키우기 위해 대학 재학중인 인재를 사전에 예비 선발해서 나머지 학창시절 동안 문·이과 공부를 같이 시키겠다. 또한 대학생들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때 경비를 지원해서라도 포스코 현장에서 실습을 시켜서 좋업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 키우겠다.
포소코 임직원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8개 부문의 어학 동아리를 활성화 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언어는 물론 그 지역의 문화와 지리 등을 섭렵하는 지역 전문가 차원의 인재를 키워 나갈 것이다.
연구 투자 쪽에 대한 지원을 집중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 일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 기술 개발해야 한다. 현재 연구개발(R&D) 현상은 페이퍼 연구 후 특허를 내는 것으로 종료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R&D에 상용화를 반드시 실현하고,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R&BDE(Reaserch & Business, Development, Engineering)’를 추진할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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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미라(멕시코)=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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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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