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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아닌 회사를 사는 사람들

개미 잡아먹는 슈퍼개미(중)

"주식을 사지 말고, 회사를 사라."


주식투자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었을 얘기다. 단기 주가만 보지 말고 회사가치를 보고 투자하라는 가치투자의 '금언'이다. 슈퍼개미들은 이 격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넘어 아예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슈퍼개미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전업투자자인 슈퍼개미 중 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슈퍼개미의 회사 인수 소식에 환호한다. 마치 해당기업이 슈퍼개미의 수익률처럼 수익을 내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슈퍼개미 인수 소식에 폭등

지난 20일 연세대 출신이란 정도만 알려진 유준원씨라는 큰 손 투자자가 인수한 텍셀네트컴은 인수 후 열흘만에 2배 가량 올랐다. 19일 종가 620원에서 30일 장중 1250원까지 폭등한 것. 유씨는 텍셀네트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씨티엘을 인수했다.


당시 씨티엘 주가는 잠잠했지만 유씨가 상장사 두곳을 잇달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텍셀네트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두 회사 인수자금만 200억원을 썼다는 보도에 뭔가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유씨를 단숨에 유명 슈퍼개미 반열에 올려놓았다.


'비초'란 필명으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문덕씨도 최근 상장사 주인이 됐다. 문씨는 지난 17일자로 비전하이테크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비전하이테크는 이틀 연속 상한가로 내달렸다. 하지만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문씨의 회사 인수발표 후 불과 열흘만에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인수 전 2500원대에서 34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고점에서 단 이틀만에 2700원대까지 밀렸다.


문씨는 2004년 대우증권이 진행한 실전 투자대회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각종 증권사 투자대회 입상 경력으로 주목받은 재야 고수 출신이다.


◆주식투자와 회사경영


지난해 12월에는 자타공인 선물·옵션 투자의 큰 손인 선경래씨가 좋은사람들을 인수해 화제가 됐다. 개그맨 주병진씨가 창업한 속옷 회사로 유명한 좋은사람들을 2000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선씨가 인수하자 증시의 시선이 단숨에 집중됐다. 1500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바로 1900원대로 올랐다.


선씨는 지난해 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좋은사람들을 지난 1분기 12억원 흑자로 돌려세우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사람들이 선씨의 인수 후 턴어라운드 됐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주가는 인수 직후 고점인 1900원대보다 낮은 1700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시가총액도 200억원대 초반에 불과하다.


지난 3월말 변호사인 정병양씨가 이사로 선임된 서한은 450원대에서 5월 중순 1500원대까지 폭등했다. 실적 등 회사내용이 크게 변한 것은 없었지만 새 경영진에 대한 기대감에 4대강 테마까지 올라타며 폭등세를 연출했다. 4대강 테마가 한풀꺾인 최근엔 9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슈퍼개미가 인수했다고 추격매수를 하는 것은 일종의 '폭탄돌리기'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주식투자를 잘한다고 회사경영까지 잘할 것이라는 가정은 성립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관련주를 사것은 결국 단기 차익을 노리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BYELINE>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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