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정 전통시장인 수원 '못골시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 상인회의 사채 이용을 자제하는 자발적인 노력과 중소기업청의 꾸준한 자금 지원 등이 합쳐 큰 성과를 얻어낸 이곳은 불황극복과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975년 문을 연 못골시장은 식품을 위주로 의류ㆍ신발 등 87여개 점포로 구성된 상가건물형 시장이다. 2003년 중앙상인회가 설립된 이래 재래시장 최초로 할인판매 이벤트를 개최하고 공동 쿠폰을 발행하는 등 시장 활성화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특히 상인회가 중심이 돼 동료 상인들에게 불법 고리 사채를 정리하도록 설득하는 등 그동안 자발적인 시장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 시장에는 101명의 상인 중 5명이 사채를 쓰고 있었지만 현재는 특례보증제도를 활용해 연리 7% 안팎의 금융권 대출로 모두 전환한 상태다.
이러한 성과에는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특례보증제도가 큰 힘이 됐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과 수도권의 전통시장 각 1곳을 대상으로 사채 이용 실태조사를 한 결과, 서울 전통시장 상인의 8.1%, 수도권 전통시장 상인의 5.0%가 고리사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다수의 일수 이용자가 136.2%(일수 이자를 연리로 환산)의 높은 이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채 이용과 높은 이자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특례보증제도. 무점포 노점상인부터 신용 10등급 자영업자들까지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증하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금융소외 특례보증(9~10등급), 자영업자 특례보증(6~8등급), 지방 전통시장 소액희망대출 등 3종류의 특례보증제도를 통해 연 4.5~8%의 금리로 300만~2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기존에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에서만 이 업무를 취급하던 것을 지방 시중은행까지 확대해 서민들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68만명의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5조원 규모의 특례보증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5일 현재까지 3조2000억원이 지원돼 64%의 보증실적을 보이고 있다.
김상욱 못골시장 상인회장은 "고리사채에서 벗어나야 상인들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고 시장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사채 이용을 없앨 수 있는 특례보증제도가 다른 시장에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전국상인연합회,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함께 20일 오전 11시 수원 못골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지동시장 입구에서 '고리사채 청정시장 선포식 및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발행 기념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용두 신용보증재단중앙회장,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장을 비롯해 시장 상인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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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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