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2000억에 육박하면서 우려를 자아냈지만 외국인 매도는 최근 매수했던 종목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줄였던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매도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9일 증시전문가들은 실적발표와 향후 전망에 따라 선별적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주도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선택과 집중'의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관심을 가질 종목으로 IT, 자동차, 금융업종과 실적개선 종목군을 꼽았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전기전자 업종, 자동차 관련 종목이 성공적으로 버텨줬으며 동시에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건은 오르고 있는 선도주에 대한 접근보다 어려움을 겪는 종목들에 대한 대응이다. 전일에도 KOSPI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하면서 겉보기에는 평온한 모습이었지만 하락 종목이 527개로 상승 종목의 277개보다 많아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아픔이 있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종목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주가흐름은 실적확인 후 향후 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우선 실적발표를 지켜보고 이후 추가적으로 매수를 해야 할 것인지, 비중을 줄여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특히 관련 업종 중 대표기업의 실적 발표나 실적 공개가 제일 빠른 기업의 실적발표 후 움직임이나 시장의 반응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조병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과도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내적인 요인에 보다 집증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며, 실적 시즌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서 이익 모멘텀이 제한적인 부분에 집중돼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하위 섹터나 업종들의 전역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었다는 점에 착안하면 실적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이나 종목에 있어서는 충분히 승산있는 게임이 가능하며, 특히 전기전자업종의 강세가 인상적이다.
전기전자업종의 강세는 주요종목들의 실적발표가 7월 중순부터 시작되고, 이들 실적추정치의 상향조정 추세를 감안할 때, 실적발표 전까지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도 연장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전기전자업종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국내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의 매수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IT, 자동차 등 실적개선 업종중심의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국내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실적장세로 생각하기에는 선제적으로 해결돼야 할 사항들이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늘어난 유동성이 실물자산으로 더디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 미국 소비와 중국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 점, 낮은 수준의 시중자금 회전율,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등 여러요인으로 3·4분기에도 국내기업들의 이익모멘텀 개선이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본격적인 실적장세로 보기 어렵지만, 분명 2분기 국내기업들의 실적향상은 어닝시즌을 맞이해 가시화되고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및 설비투자 증감률 역시 바닥권에서 벗어나며 현시점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진입하는 과도기국면으로 판단된다. 이로인해 IT, 자동차, 화학, 금융 등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업종의 추가반등 가능성은 클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당분간은 이들 업종중심의 차별화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박스권 상단 돌파 가능성이 증가했다. 그러나 선진증시 부진의 장기화는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 미칠 가능성이 있다. 지수 상승에 부담 요소 반복해서 언급되었던 사항이지만 유동성에 의해 시장 전체가 상승하던 유동성 장세는 마무리 된 것으로 판단한다. 주식시장은 실적에 따라 주가의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는 차별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IT, 자동차 업종대표주의 경우 차익매물이 출회됐지만 매수세 또한 만만치 않게 유입되면서 조정압력이 크지 않았다. 이는 실적 기대가 유효하다는 의미고 어닝시즌 동안 실적호전 업종 및 종목의 차별적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국내증시가 제대로 된 레벨-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형주에 국한된 강세효과가 여타 종목의 매수세로 확산될 때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지수의 방향성에 대한 예측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초점을 맞춘 수익률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2 분기 실적호전과 더불어 3 분기 실적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는 기존 주도주(IT, 자동차)들이 이에 해당되며 이들의 강세가 꺾이지 않는 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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