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현 자본주의 시스템의 실패를 지적하며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 확립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취임 후 3번째 문헌회칙에서 “이번 위기는 세계경제가 이익 창출에만 급급했던 결과”이라 진단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황은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개혁도 촉구했다. 환경보호, 식량안보 등 우선적으로 다뤄야할 사안이 많은데 국제기구가 지나치게 경제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제 정책을 다룰 때 빈곤국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번 회칙은 8일(현지시간) G8회담을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교황이 각국 정상들에게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이번 회칙을 발표한 것이라 분석했다. 교황은 “세계 경제는 도덕성을 갖추어 인간을 위한 경제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교황이 세계화를 부정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는 회칙에서 “세계화로 수십억에 이르는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다”며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경제가 통제를 벗어나면서 대량 이민, 환경파괴, 글로벌 신용위기 등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비난했다.
교황의 이번 회칙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산타클라라 대학의 커크 핸슨 윤리경영학 교수는 “레이건 시절에도 카톨릭 주교들이 이와 비슷한 성명을 내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며 “이번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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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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