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 요금 인상, 한전·가스공사 주가 끌어 올릴까?
지식경제부가 지난 27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각각 평균 3.9%, 7.9% 인상했다. 이에 따라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상반기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올 들어 20.48%(6월26일 종가기준) 오르는 동안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는 주가는 각각 2.2%, 15.28% 하락했다. 물가안정을 우선시한 정부의 요금 인상 억제로 적자폭이 커져 주가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만을 바라보고 있던 두 회사에 이번 정부 조치는 가뭄의 단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희승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요금 인상폭이 시장에서 당초 예상했던 규모에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전력의 적자를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은 전기요금 인상 뿐"이라며 "적자폭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 요금 인상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올해 한국전력의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와 개선폭이 커질 전망"이라며 "요금 인상전에 비해 약 6112억원의 이익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전기 요금 인상 후인 올해 한국전력의 실적을 매출 33조1000조원, 영업이익 1조6170억원으로 예상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매출액 31조5220억원, 영업손실 3조6590억원을 기록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가스공사의 가장 큰 부담은 연료비인데 그동안 연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가스 요금 인상이 단행돼 주가 상승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가스공사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늦어지며 지난 2007년 12월 부채비율 228%에서 올해 3월 433%까지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더불어 정부가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함께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평이 많았다.
지식경제부는 전기요금체계의 중장기적 개편을 위해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하는 제도를 내년 시범실시 후 2011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스요금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이후 중단됐던 연료비 연동제를 내년부터 다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 한국가스공사로서는 미수금 문제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게 돼 긍정적"이라며 "미수금은 LNG도입 원료비가 도시가스 공급 원료비를 상회해 발생한 금액으로 가스공사의 미수금 4조8000억원은 연말까지 4조3000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스공사는 회계처리 시 가스요금이 동결된 탓에 발생한 원료비 손실분을 미수금, 즉 받지 못한 돈으로 처리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연료비 연동제 시행에 대해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1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한국전력의 영업이익률은 현재보다 안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이미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는 도쿄 일렉트릭의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한전보다 안정적이었다"고 비교분석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