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과 개인 주주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일동제약 정기주주총회에서 개인주주 안희태씨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됐다.
29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일동제약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가 원래 개최 예정시각이었던 오전 9시에서 1시간이 지연된 오전10시에 열렸다. 이후 11시 10분경 회사측 추천 후보 3명과 안희태씨가 추천한 2명을 포함 총 5명의 이사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주총에는 일동제약 발행주식수 501만여주 가운데 위임장을 포함해 372만여주를 보유한 주주가 참석했다.
투표 결과 현 경영진이 추천한 이정치, 설성화, 최영길 3명의 이사는 66.6%(약 247만주)의 찬성표를 얻어 선임이 확정됐다. 안희태 씨가 개인주주로써 선임을 제안했던 홍성만, 이용만 씨 등 2명의 후보는 33.4%(약 124만주)의 찬성표를 얻어 이사 선임에 필요한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이날 안희태씨는 "일동제약에 애착을 가지고 장기투자했으나 20%의 지분을 가진 현 경영진에 의해 80%의 나머지 주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제하고 "일동제약이 상장사 중 하위권을 면치못하는 등 저평가된 원인은 이사회의 투명성 부족과 비독립적인 감사기능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비상근감사 안준찬씨가 2007년 자회사 일동후디스의 감자 당시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따로 감사가 이뤄지지않는 등 불투명한 경영실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씨는 일동 후디스가 매출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우수 기업이었으나 이금기 회장과 그 친인척이 일동후디스의 지분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일동제약이 보유한 일동후디스의 지분율이 100%에서 33.3%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동제약측은 일동후디스가 이금기 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사재를 털어 증자를 했을 만큼 2000년 초반 사정이 어려웠으며, 이금기 회장은 직원들이 팔기를 희망한 주식을 사들였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오후 1시 현재, 이사 선임건에 대한 투표가 끝나고 감사선임에 대한 투표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감사선임건은 보유지분수에 상관없이 자기 지분의 3%만 투표에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회장의 보유지분율은 약 20%이나 이 중 3%만 쓸수 있기 때문에 이사선임 때와는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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