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프로그램 매도 공세가 지난주 막바지에 이른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프로그램은 8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지만 전주에 비해 매도 공세가 약화됐고 특히 25일에는 모처럼만에 5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매수 물량이 유입됐다.
프로그램 매도 공세가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주에는 한층 강화된 코스피200 지수선물의 하방경직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주 박스권 하단의 지지를 확인한 지수선물은 이번주 180선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지수선물은 전주 대비 4.05포인트(2.31%) 오른 179.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중 175.55로 시작했던 지수선물은 1주만에 다시 양봉을 형성했다. 주초 172.55까지 밀렸지만 주 후반 분위기가 반전되며 주중 고가는 180.70를 기록했다.
이번주는 9주만의 프로그램 매수 우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했던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외국인은 2주 연속 선물을 순매도했지만 매도 규모를 크게 줄였다. 또한 선물 매도가 이뤄진 날은 23일 단 하루 뿐이었다. 24일부터는 지난 4월말 이후 두달 여만에 처음으로 3일 연속 선물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이후 순매수 규모가 극히 적었다는 점에서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일단락됐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포지션 규모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러 더 이상 매도 포지션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주 뉴욕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인플레라는 큰 짐을 하나 덜어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한 FOMC 위원들은 당분간 인플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덕분에 글로벌 증시가 단기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감이 높다는 지적이지만 FOMC를 계기로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한만큼 이번주 지수의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주춤하면서 지난주 후반 베이시스는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특히 모처럼 베이시스가 콘탱고로 전환될 경우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 5000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매수가 이뤄졌던 25일 장중 평균 베이시스는 0.21포인트에 불과했다. 베이시스가 조금만 개선된다면 많은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다만 연고점에 대한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추세 상승의 확신으로 이어지기까지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고점 부근에서는 어김없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지수선물의 고점을 가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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