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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경래(OK시골 대표)
충주댐이 생기면서 수몰지역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떠났다. 그래도 고향을 못 잊어 남고 싶은 사람들은 물을 피해 좀 더 높은 산위에 자리를 잡았다. 산자락에 옹기종기 터를 잡고 물에 잠긴 고향을 내려다보며 추억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마을이 남벌이다.
충주시 동쪽을 감싸고 우리나라 최대 규모인 충주호가 있다. 충주호는 충주시와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 있는 남한강 줄기의 호수다. 주변에 월악산국립공원, 단양팔경, 청풍문화재단지와 고수동굴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호수가 넓은 만큼 주변에 크고 작은 마을들도 많으며 호반을 따라 드라이브코스도 유명하다.
이렇게 많은 호반 마을과 호숫길들이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호젓한 곳들도 있다. 대표적인 마을이 남벌이다.
충주의 동부지역은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아파트 숲 뒤를 받쳐주는 산이 두 개 있는데 충주시민들이 자주 찾는 남산과 계명산이다. 두 개의 산이 맞닿은 곳으로 고갯길이 생겼는데 이름이 '마즈막재'다.
마지막이란 뜻을 갖고 있는 고개는 예전 충주에서 청풍과 단양을 잇는 주요 교통로였다. 예전 한양에서 죄를 짓고 유배를 갈 때 이 고개를 넘어 남한강을 따라 단양, 영월, 청풍지역으로 갔다. 또는 반대편 지역에서 배를 타고 온 죄수들이 종민동에서 내려 충주포도청이나 사형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쪽이든 일단 이 고개만 넘으면 살아가지 못했다고 하여 마지막재라 불렀고 차츰 ‘마즈막재’로 바뀌어 불리게 됐다.
또 고개가 있는 곳에 호랑이가 많아 충주성안 사람들이 고개를 넘으면 호랑이에게 물려 살아오지 못했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라고도 한다. 마지막재의 이전 이름은 ‘마슴목재’였는데 ‘마슴’이란 ‘마음’의 옛말로 사람들이 고개를 넘는 순간 마음을 고쳐먹는다 하여 ‘마슴목재’라 불리다 마즈막재로 되었다고도 한다.
어찌 되었든 마즈막재는 남산과 계명산의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으로 충주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또 고갯마루에서 충주댐과 이어지는 강변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고개 정상에서는 충주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뒤편으로는 충주호가 펼쳐져 있다. 충주시내에서 고개정상에 이르면 세 갈래길이 나온다. 좌측으로 가는 길은 계명산자연휴양림을 거쳐 충주댐에 이른다. 정상에서 우회전을 하면 남산이 되고 진의실이란 마을에 닿는다. 내려다보는 호반풍경이 아름다워 등산객들이나 드라이브 코스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고개 정상에서 호수 쪽으로 내리막길이 있는데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길이다. 호반을 따라 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낚시터들과 횟집, 펜션들이 호반을 따라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따라들어 간 길 맨 끝에는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이 있는데 충주시 목벌동 남벌마을이다. 남벌마을은 1980년 충주댐이 만들어 지면서 수몰된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산 위로 올라와 정착하면서 생겨났다. 마을입구 호숫가에는 '장독대에 맨드라미가 피고 초가지붕에 박넝쿨이 오르던 고향'을 그리는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수몰민들이 이주하면서 지었던 마을의 집들은 이미 오래돼 낡았고 비어있는 것들도 많다. 그 빈 자리를 도시민들이 하나둘 들어와 전원주택, 펜션을 지으면서 채워가고 있다. 호수 정원삼아 마당삼아 지은 집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마을 앞쪽으로는 호수와 건너편 산들이 펼쳐지고 멀리 충주댐이 보인다. 충주댐 선착장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하루 수차례씩 마을 앞을 지나가는 풍경은 이국적이기 조차 하다. 전원생활을 하며 펜션을 운영하기 좋은 입지다. 재방문하는 사람들도 많고 수익률도 매우 높다.
아름다운 경관에 비해 집터를 찾기란 쉽지 않고 땅이 있다고 해도 실제 거주하는 농민이라야 쉽게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집을 바로 지을 수 있는 대지의 경우에는 매우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남벌마을에서 충주시내까지는 자동차로 5~10분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전원생활여건은 매우 좋다. 특히 최근에 남벌마을이 시작되는 '마즈막재'에 충주시에서 운영하는 화장장이 생기면서 인근 지역의 기반시설이 매우 좋아졌다. 도로포장과 상수도시설들이 속속 갖추어지고 있으며 충주의료원 등 의료시설과 편의시설도 속속 들어선다. 향후 투자가치도 매우 좋다.
OK시골 www.oksigol.com 033-765-4070~2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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