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북한의 로켓발사 대응을 둘러싼 외교적 혼선, 4.29 재보선 참패와 그에 따른 후폭풍, 회복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경제 등 악재들이 적지 않지만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 또한 신아시아 외교의 지평을 중앙아시아로까지 확대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MB식 자원외교 성공적 마무리=이 대통령의 중앙아 순방은 취임 이후 강조해온 자원외교의 상당 부분을 마무리한 것. 현 정부가 러시아, 중앙아, 중남미, 아프리카를 자원개발의 4대 전략지역으로 설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ㆍ자원분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중앙아에 든든한 자원 파이프라인을 마련한 셈.
우선 우즈벡에서는 신규로 5개 유전과 가스전에 대한 탐사권을 확보한 것은 물론 니보이 경제자유지역을 중심으로 물류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카자흐와도 양국간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액션플랜을 채택하고 발하쉬 화력발전소 사업을 포함, 10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와이브로 등 IT 신기술 도입과 관련, 우즈벡ㆍ카자흐 정상이 긍정적 검토를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동관 대변인은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결합할 때 시너지가 큰 자원부국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결정, 철저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임했다"며 "지난해 4.2%에 그친 석유와 가스 자주개발률을 오는 2012년까지 1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지도자답게 기업들의 민원해결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MB 특유의 세일즈 외교가 빛을 발한 것.
실제 이 대통령은 우즈벡 및 카자흐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애로사항을 전달받은 뒤 정상회담에서 이를 관철시키는 의지도 보여줬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우라늄 광구 공동개발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카자흐ㆍ우즈벡 파격의전, MB 상한가 행진=이 대통령은 이번 중앙아 순방에서 가는 곳마다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예고에 없던 공항영접으로 파격을 선보였던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동포간담회를 제외한 이 대통령의 우즈벡 순방 일정을 모조리 동행하는 열정을 보였다. 정상회담 시간은 예정보다 70분이 늘어나는 파격이 연출됐고 실크로드 중심지 사마르칸트 시찰에까지 동참했다.
이런 환대는 카자흐스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른바 사우나회동을 통해 이 대통령과의 신뢰 강화에 나섰다. 특히 두 정상은 4시간에 걸친 사우나 회동에서 폭탄주 러브샷을 통해 쌓은 우정을 기반으로 다음날 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올렸다. 우즈벡과 카자흐의 경우 최고 권력자의 리더십 행사가 확고한 만큼 친밀감을 강조한 스킨십 외교가 경제분야의 성과로 이어진 것.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신아시아 구상에 대한 적극 지지도 이끌어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시의적절한 맞춤형 정책"이라고 평가한 것은 MB의 신아시아 구상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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