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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쌓기 코스닥?'…호재에 차익실현 욕구

시총 상위주 차익 매물…중소형주에 의한 상승한계 도달

코스닥 지수가 세번의 도전 끝에 트리플탑(삼중천정)으로 여겨지던 510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500선 이상 오를만한 펀더멘털이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오르다보니 현 시점이 차익실현 시점인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

코스닥 지수는 그간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양상에 따라 490선에서 510선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특히 기관은 500선 이하에서는 순매수를, 510선 이상 올랐을 때는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철저한 수익률 관리에 나섰다.

기관의 차익실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지수는 52주 최저치 대비 상승률이 111.3%에 달하며 주요 40개국 증시 중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들의 강한 기대심리가 코스닥 지수의 강세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1위 수익률을 이어가는 코스닥 지수의 흐름 중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시가총액 상위주의 고전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이후 코스닥 지수가 10%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은 2.5% 상승에 그쳤다. 메가스터디는 오히려 4.9% 하락했고, SK브로드밴드도 3% 안팎의 상승에 머물고 있다.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덩치가 큰 종목들의 상승탄력이 눈에 띄게 둔화되거나 약세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개별 종목의 흐름이 중요하지만 시총 상위주의 약세를 끌어안고 달리기에는 이미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가총액 상위주에 대한 기대감이 소진됐다는 점이 최근 상승탄력 둔화 이유 중 하나다.
기대감은 반드시 확인 과정을 거치게 돼 있지만 현실이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간의 상승분이 버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의 경우 1분기 실적이 적자전환되면서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여타 종목들 역시 기대감 확인 과정이 우려되고 있다.

대부분의 개별 종목이 정책적인 호재 등으로 인해 강세를 보였고, 이들 정책에 따른 수혜가 가시화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기대감을 먹고 산다고 해도 지나치게 막연한 기대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 지수가 24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해서 상황이 그리 크게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 최근 상승세를 옳게 바라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기 바닥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정작 경기회복을 체감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모 일간지가 조사한 설문에서도 경기 회복이 시작됐다고 답한 20대 그룹 CEO와 전략담당 고위 임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LG경제연구원 또한 최근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환율 급등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환율효과가 사라지는 2분기에는 실적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이 때 주가를 이끌어온 기대감, 혹은 버블이 무너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셈이다.

전업 투자 11년 경력의 개인 투자자는 "이젠 선뜻 매수하기 겁이 난다"며 "최근 호재가 발표되는 종목의 주가가 오르기보다는 차익 매물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호재가 발표되는 것을 기회로 차익실현하고자 하는 심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모두가 뛰어들 때가 고점이라는 증시 격언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때"라며 "11년 동안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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