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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쌍용車 전철 밟나

GM대우 지원을 놓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이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면서 '제2의 쌍용차'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의 무관심 속에 결국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미국 GM의 레이 영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정부와 산업은행이 GM대우에 먼저 지원하지 않는다면 GM 본사로서는 지원할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GM대우의 포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측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불사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파산 위기에 처한 GM본사가 독자적으로 지원할 능력이 있느냐를 떠나 한국측의 선(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산된 '압박카드'라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GM측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의 입장은 단호하다. 산은 관계자는 "GM의 지원이 전제되야 유동성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최근 GM대우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GM 본사의 회생계획에 GM대우의 핵심적 역할과 장기발전에 대한 보장, 대주주로서 지원 방안 등이 먼저 나와야 유동성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은의 이같은 입장은 쌍용차 사태 때와 일치한다. 산은은 당시 상하이차의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

본사의 지원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작정 자금지원이 이뤄질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책임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홀로 대규모 자금지원에 응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쌍용차와 같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을 통한 회생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자전환 등을 통해 산업은행과 국내 채권단이 GM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GM본사 측에 "GM대우 지분 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지원 방안에 대한 협의를 할 용의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GM대우의 지분은 GM인베스트먼트(48.2%) 등 GM 계열사와 관계사가 72%,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이 28%를 각각 보유중이다.

한편 GM대우 유동성 위기의 1차 고비였던 선물환 계약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지만 일정기간 만기연장하는 것으로 가닥 잡히는 분위기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약 4억5000만달러 규모의 GM대우 선물환 계약 만기연장에 채권은행들이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연장에 반대하는 일부 은행들도 연장 기한을 3개월로 단축하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연장 기한을 3개월로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며 "단 한곳의 채권금융기관도 비토권을 행사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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