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상승추세를 지속하던 주식시장에 돼지 인플루엔자라는 암초가 등장했다.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 엄습 등 악재와 대면한 국내 증시가 기간조정에서 가격조정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반면 조정국면이 단기적인 선에서 끝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임정현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28일 "국내 IT업계의 어닝서프라이즈 쇼가 막을 내린 가운데 불안한 금융주의 실적발표 시작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각, 글로벌 전체로 돼지독감'이라는 치명적인 복병이 발생했다"며 "이제부터 가격조정이 시작되며 조정수위가 높아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이틀 연속 1%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4월 중순이후 지수의 중심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수 1350선을 재차 하회했다. 이에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감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술적 지표들은 상승 모멘텀 둔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음을 계속 신호하고 있다"며 "랠리 지속을 위한 모멘텀 보강이 나타나지 못한다면 결국 가격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연출되고 있는 조정 분위기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정이 중기적 차원의 조정이기보다는 단기적 차원의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며 "돼지독감 문제 역시 치명적 재해로 확산되지 않는 한 조정의 빌미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정 압력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성원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 사스가 주식시장 하락에 미친 영향이 절대적이지는 않았다"며 "따라서 돼지독감의 향후 진행상황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너무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히려 강 애널리스트는 "돼지독감이 단기적인 충격에 그친다면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