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멕시코를 중심으로 돼지독감이 확산돼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첫 긴급위원회의를 열고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 보건상의 비상사태'라고 선포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이날 밤 제네바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같이 선언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2007년에 설치된 위원회가 긴급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돼지독감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8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도 캔자스주에서 2건의 추가 감염 사례가 발견됐고, 뉴욕시 퀸스의 한 학교에서는 8명의 학생이 돼지독감과 유사한 A형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의 35세 여성 1명이 추가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보건당국이 확인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 외에 산 루이스 포토시주의 각급 교육기관에 대해서도 다음 달 5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앞서 돼지독감 의심 환자를 격리하고, 공공행사 중지를 선언하는 한편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설에 임시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등 13개 조치를 담은 비상 사태 포고령을 발표했다.
WHO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조류 독감 바이러스 등이 변이해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경계수준'으로 선포를 강화하자는 안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WHO 대변인은 '비상사태' 인정에 대해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강한 메시지"라고 지적하며 각국에 대해 국내외의 감시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26일 위원회 회의는 예정돼 있지 않지만 "며칠 후에 다시 개최한다"고 밝혀 27일 이후에는 경계 수준의 선포를 단행할 여지를 남겼다.
'비상사태'는 발생한 사태에 대해 ▲보건상의 영향이 심각한가 ▲예기치 못한 사태인가 ▲국제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는가 ▲교통이나 무역 제한에 이를 우려가 있는가 4가지 사안을 점검한 후 선언하게 된다.
한편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토와 함께 설사증세가 나타난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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