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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대상그룹, 연이은 악재 시달려

장녀 이혼, 돈잔치 지탄, 이번엔 고위 임원 성추행 혐의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가. '청정원'과 '종가집김치'로 유명한 대상그룹이 연이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해 내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대상은 내딛은 첫 발부터 미끄러지고 있다.

지난 23일 대상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박 모 대표가 1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박 대표는 일행 2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길을 가다 22일 밤 11시경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대한빌딩 앞에 앉아 있던 여대생(19)의 치마 속을 쳐다보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여대생 일행 중 남성 1명이 항의하면서 박 씨 일행과 싸움이 벌어져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박 대표가 치마 속을 들여본 행위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고 합의가 돼 입건하지 않았다. 그러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다른 1명인 외국계 M증권 부대표인 D씨에 대해서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반의사불벌죄란 일단 공소를 제기할 수는 있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공소권이 소멸하는 범죄를 말한다.

이에 대해 대상 관계자는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행위"라며 "성추행과 관련된 부분은 오해가 있었는데 원만히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재계에서 커다란 이슈가 됐던 사건은 바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씨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이혼.

지난 1998년 결혼한 이 둘의 결합은 각기 '미원'과 '미풍'으로 치열한 '조미료 전쟁'을 벌였던 영호남 대표재벌인 대상과 삼성그룹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사이 좋던 사돈 기업 사이는 임창욱 명예회장이 2005년 6월 회삿돈을 빼돌려 220여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되는 과정에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임 씨와 대상 측이 사돈이 구속됐음에도 나 몰라라 하는 삼성 집안의 태도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게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임세령 씨의 이혼 후 업계에서는 세령 씨가 앞으로 경영일선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임 명예회장과 부인 박현주 부회장이 대상홀딩스 최대 주주인 차녀 임상민 씨에게 보유 주식을 대거 양도하면서 후계 구도가 상민 씨가 세령 씨를 제치고 그룹 후계자로 자리를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장녀 이혼 사건에 묻히기는 했지만 대상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50억여원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해 '그들만의 돈잔치'를 벌였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임 명예회장을 비롯해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67.43%로 보통주 기준 총 배당금 53억원 중 36억여원이 이들의 지갑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밖에 검찰은 지난 달 13일 임 명예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창업투자회사 UTC인베스트먼트가 주가조작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내사를 종결했다.

지난해 대상그룹은 경기침체와 원자재값 급등, 그리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역시 턴어라운드를 장담하긴 힘들다. 곡물가격이 다소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환율 등의 영향으로 그동안 누적된 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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