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3사, 프로야구 중계 추진 중...프로야구와 EPL 등 스포츠 전문 채널 구성도 고려
IPTV(인터넷TV) 사업자들이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IPTV를 통해 방송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콘텐츠 부재로 슬럼프에 빠진 IPTV가 프로야구로 재기의 '한방'을 날릴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메가TV와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TV, 그리고 LG데이콤의 마이LGtv 등 IPTV 서비스 3사는 한국 프로야구 방송을 서비스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 방송 중계권 협상을 대행 중인 에이클라와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클라의 이재명 이사는 "IPTV 서비스 업체들이 프로야구 방송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IPTV 사업자들이 프로야구 중계에 관심을 갖는 것은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후끈 달아오른 프로야구 열기를 등에 업고 IPTV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IPTV는 콘텐츠 부재로 실시간 방송 가입자가 지난 넉달 간 21만명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지 못하고 있다.
당초 IPTV 사업자들은 MBC ESPN, SBS 스포츠, KBSN 등 케이블 스포츠 채널 자체를 제공받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협상을 추진해왔으나 여의치 않자 프로야구 중계로 급선회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업자들이 탐을 내는 스포츠채널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채널, 게임채널 등과 함께 묶어 팔려고 하고, IPTV 사업자들은 스포츠채널만 원하는 등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IPTV 사업자들이 프로야구만 따로 떼내 방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일부 IPTV 사업자는 케이블TV에서 방송하는 프로야구 방송을 IPTV로 전환해 서비스하는 데 기술적 문제가 없는지 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PTV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스포츠 채널 3사와 에이클라가 프로야구 중계권료 및 IPTV 재판매건과 관련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클라측은 "프로야구 방송을 IPTV에 재전송하는 것에 대해 스포츠 채널들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IPTV 재판매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요구하고 있다"며 "IPTV 사업자들이 프로야구 중계를 적극 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IPTV 사업자들은 프로야구는 물론 프로농구와 EPL(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등 에이클라가 판권을 갖고 있는 스포츠를 중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IPTV업체의 한 관계자는 "에이클라가 제공하는 다양한 스포츠를 하나의 채널에서 서비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방통위도 IPTV 전용 스포츠채널 구성에 긍정적이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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