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엔 잘한 거 같아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자신의 첫 중요 외교무대였던 영국 런던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 데뷔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특유의 웃음을 띈 쾌활한 모습으로 오바마는 "G20 정상회담에 처음 왔을 때는 많이 듣고 배우려고 했지만, 미국의 리더쉽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전임자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외국 땅에서 전임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정치적 금기사항"이라며 세계에서 모인 수백명의 기자들의 예봉을 피해갔다.
이날 현지 기자회견 장의 분위기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과거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로부터 대놓고 비판받지는 않았지만 환대를 받은 것은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마치 록스타의 등장과 같은 열광적인 분위기였다.
외신에 잔뼈가 굵은 한 베테랑 기자는 "마치 러시아나 중국에서 외국 정상들이 방문하면 열렬한 환호를 받는 것과 비슷했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오바마는 스탠드업 코미디언과 같은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한 중국의 기자가 미국의 대중정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겠다며 호소력있게 한두마디의 짧은 슬로건으로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했다.
이는 해석에 따라서는 곤란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질문이었으나 오바마는 "여러분이 하나 만들어 준다면 잘 써먹겠다"고 화답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