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가 활짝 웃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막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은 독일과 프랑스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된 합의안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 한국은 체면을 세우는 계기를 마련 절반의 성공을 얻은 반면, 일본은 높은 유럽 관광비용만 치른 것으로 보인다.
◆ 獨·佛 가벼운 판정승
독일과 프랑스는 이번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대 이상의 국제무대 영향력 강화라는 실익을 챙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장했던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관련 각국 정상들은 사실상 모든 시장참여자들에 대한 규제와 감시 강화에 합의함으로써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선언했다.
또 이들이 줄기차게 반대했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관련해서도 아무런 추가 경기부양 및 각국별 의무사항이 결정되지 않음으로써 이 부분 역시 독일과 프랑스의 가벼운 판정승으로 끝났다.
애초에 글로벌 경제위기의 시발점으로 지목받았던 미국 입장으로서는 그다지 먹을 것이 없었고 동시에 여러가지로 부담스러웠던 잔치였다.
다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외교 데뷔무대를 큰 갈등없이 마쳤다는 점에 다소나마 위안을 삼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유럽, IMF 강화통한 영향력 확대
이와 함께 이번 회담에서 IMF 재원을 무려 3배까지 확대해 7500억달러까지 강화키로 한 것은 기존 예상치였던 2500억~5000억달러보다 더욱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유럽 각국은 IMF 기반 강화를 통해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제고하려는 계산이다.
현재 IMF의 의결권은 미국이 16.77%로 가장 높은 상태이고 일본 6.02%, 독일 5.88%, 프랑스 4.86%, 영국 4.86% 등이나 앞으로의 무게중심이 흔들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IMF의 신흥시장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의결권 확대 등의 실질적인 조치는 이번 회담에서는 합의되지 않았다.
또 이번 회담에서 G20 정상들은 자유무역에 대한 깊은 신뢰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나 새로운 조치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부분의 무역국가들이 어떤 형태로든 자국산업 보호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는 지난해 G20 회담서도 원론적인 수준의 동의에 그쳤기 때문이다.
◆ 아시아 3국 엇갈린 명암
이번 회담에서 중국은 태풍의 핵으로 예상됐으나 기대만큼 강력한 주장들을 펼쳐내놓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미국 등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한국도 자유무역 원칙을 강력히 강조하면서 주장을 이번 회담의 결과물인 정상선언문에 반영시키는 수확을 거뒀다.
일본은 치른 비용보다 실망이 컸다. 지난 1990년대 경기침체의 교훈을 가르쳐주겠다며 의욕차게 나섰던 일본은 미국과 영국의 편에 서서 재정지출 확대를 금융시장 규제 강화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계속하다 결국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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