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본부, '용산참사' 수사결과 발표
농성자 20명, 용역업체 간부·직원 7명 기소
경찰 지휘부 및 특공대원은 '무혐의'
검찰이 용산 점거농성 참가자 중 지난 8일 구속 기소된 5명 외에 15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20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소방호스를 이용, 망루를 향해 물포를 쏜 용역업체 간부 2명과 망루를 향해 불을 피워 유독가스를 올려보낸 또 다른 용역업체 직원 5명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화재의 원인이 된 시너 및 화염병을 던진 농성자를 특정하지 못한 점,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에 대한 무혐의 처분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檢, 농성자 20명 기소 =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는 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용산참사'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은 점거농성 당시 농성자들이 경찰을 향해 던진 화염병이 망루 바닥에 뿌려져 있던 시너 위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5명을 구속기소, 1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또 형사처벌된 전력이 없고 가담정도가 경미한 농성자 1명은 기소유예했고, 이충연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6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농성자 5명 사망.. '경찰 책임 없다' = 그러나 검찰은 경찰 특공대 투입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및 경찰특공대 등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적법한 지휘계통을 통해 경찰 특공대의 작전이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특공대가 화재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시너 등의 소진을 기다리지 않고 점거 농성 하루 만에 투입됐다는 데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아 비난 여론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농성자들에게는 사망한 1명의 경찰관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물으면서, 사망한 농성자 5명에 대한 경찰의 형사 책임은 묻지 않았다는 게 철거민들의 주장이다.
◆용역업체 물포 '뒷북수사' 논란 = 또한 용역업체 직원의 물포 발사에 대한 '뒷북수사'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 제기된 용역직원의 물대포 발사 의혹에 대해 "이미 확보한 자료였는데 (진압 당일인) 20일 상황에만 집중하느라 못 봤다"고 사실상 수사미비를 인정했다.
검찰은 지난 3일 MBC 'PD수첩'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처음 봤다. 우리 자료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및 경찰특공대 압수수색에서 자료를 확보한 사실을 뒤늦게 실토한 셈이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용산참사 일부 유가족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검찰이 편파수사를 했다며 농성을 벌였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