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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 번' 절반의 성공 뒤 씁쓸한 평가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KBS2 새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하 미워도)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음에도 동시간대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절반의 성공은 거뒀지만 그 이면에서는 씁쓸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 지난 4일 첫 방송을 내보낸 ‘미워도~’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것은 동시간대 방송되는 경쟁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다소 부진한 상태인데다가 첫 방송이라는 시청자들의 기대심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워도~’은 현재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처럼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낼 불륜, 출생의 비밀, 복수 등의 자극적 소재를 다뤘다는 점과 40년 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의 리메이크 드라마라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쳐 특히 중년층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하지만 자극적이긴 하지만 진부하다고 여겨지는 소재를 다룬 점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새 드라마에서 기대되는 참신성보다 과거 드라마의 재탕이라는 고전적이고 교과서적인 전개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시청률만을 중시하는 ‘막장 드라마’의 전철을 밟고 있으며, 작품성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첫 방송에서 ‘미워도~’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대기업 회장 한명인(최명길 분)과 그의 남편이자 부회장 이정훈(박상원 분)의 소원한 관계, 그리고 젊은 커플 최윤희(박예진 분)와 이민수(정겨운 분)의 만남을 그렸다.

초반 호기심과 긴강감을 부여하기 위해 드라마는 젊은 커플을 먼저 내세웠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최윤희에게 들이대는 이민수와 그의 뺨을 때린 최윤희, 그리고 아들의 보복을 위해 뺨을 때리는 대기업 여회장, 인터뷰를 위해 무릎을 꿇는 뉴스 앵커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또 중견 연기자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반면 극 전개나 대사와 톤 등은 진부하다는 의견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첫사랑이 낳은 아들을 감싸고도는 어머니나 도덕교과서에 나올 법한 인물들은 요즘같이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는 드라마들과 괴리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최근 불안한 경제 분위기에서 전개되는 재벌들의 화려한 일상과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에피소드들은 불황을 체감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보통의 경우 첫 방송이 이 정도의 성적과 반응을 보일 정도면 해당 드라마의 시청자게시판에 불이 붙을 만도 하다. 하지만 5일 오전 게시물은 200건도 안 되고,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등 뚜렷한 반응이 없는 상황. 향후 드라마가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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