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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최명길 전인화가 주인공으로 나서 화제가 되고 있는 KBS2 새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소위 ‘막장드라마’의 전형을 보이며 4일 첫 방송됐다.
첫 방영에서 1위를 했지만 비교적 관심도 낮은 드라마들과의 경쟁이어서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중장년층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이 드라마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소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이 다뤄온 ‘불륜’이다. 첫사랑을 못 잊고 살아가는 한 여인과 다른 첫사랑 여인을 잊지 못하고 이중생활을 하는 남편, 그리고 그의 첫사랑 여인 등 세 중년 남녀의 복잡한 관계를 그린다.
최명길이 연기하는 한명인은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민수(정겨운 분)만을 바라보며 일에 몰두하는 여성 CEO. 냉정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첫사랑의 아픔을 평생 안고 사는 여린 여인이기도 하다.
약 5년 만에 현대극으로 안방극장을 찾은 박상원은 극중 최명길과 전인화 사이에서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인물. 그는 명진그룹의 부회장이자 한명인과 정략결혼을 했지만 첫사랑 은혜정을 잊지 못하고 이중생활을 한다.
아내 한명인이 남편 이정훈의 불륜을 알고 복수를 다짐한다거나 남편의 내연녀 은혜정 역시 불륜이 들통 난 뒤 이정훈이 멀어지자 그를 파멸시키는 악녀로 변신한다는 내용은 흔해 빠진 불륜 소재 삼각관계 스토리.
원작 영화가 개봉된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통용되는 소재이자, 최근 안방극장에서 ‘막장드라마’로 일컬어지는 드라마의 전형이다.
또 인물 관계에서도 알 수 있듯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다뤄 방송 전부터 지난 2007년 방송된 SBS 화제작 ‘내 남자의 여자’와 유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은 1968년 신영균, 문희 주연의 영화로 시작해 1969년에 2편과 1970년에 3편이 제작되면서 그 인기를 이어갔고, 30여년이 지난 2002년에는 이승연, 이경영 주연 영화로 재탄생한 바 있다. 과거 멜로영화 가운데 보기 드문 시리즈로 당대 최고의 멜로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60·70년대를 풍미했던 것과는 달리 2002년 개봉 당시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과거 히트작을 현대판 드라마로 만들어내는 경우는 이제 비교적 흔한 일. 그만큼 시청률 확보에 유리하다고는 볼 수는 있지만 리메이크 드라마가 ‘연타석 홈런’에 성공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던 드라마들이 다룬 재미 요소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 측면, ‘시청률 제조기’로 통하는 김종창 PD이 연출을 맡았다는 것, 또 최명길 전인화 박상원이라는 베테랑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다는 점 등은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
하지만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불륜으로 엮여진 삼각관계 러브스토리와 과연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막장드라마라는 약과 독을 함께 품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소위 ‘잘나가는 드라마’가 될지, 아니면 시청자들에게 외면 당하는 비운에 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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