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와 함께 근로자 고용 보장을 위해 재계와 노동계에 정규직의 근로시간을 줄여서 비정규직을 늘리고, 구조조정을 줄이자는 '일감나누기(Job Sharing)'를 제안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부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노동계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성을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8일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 대영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산업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노동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생계지향 이기주의'를 지양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금속노조는 ▲국민 기본생활 보장 ▲모든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재벌기업, 투기자본 잉여금 사회 환원 ▲중소 제조기업 기반 강화 등 5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해 단 한명도 해고가 되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주간연속 2교대제는 올해 예정대로 시행해야 하며 연간 노동시간도 현재 2537시간에서 2200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는 지난해부터 정부 등에 비정규직과 정규직 일감 나누기를 위한 협상을 요구해왔다. 경제위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고통분담 사례를 실현해 노사화합 원동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지부의 반발 등 노동계에서 조차 공감대를 형성해오지 못하는 등 벽에 부딪쳐왔다.
금속노조 이 호 공보부장은 "노동계 내부에서 일감 나누기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동안 정부는 일방적으로 중소형 건설, 조선 업체 퇴출을 추진하는 등 비정상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쌍용차 문제도 노동계가 배제된 채 정부와 경영진 간의 접촉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장별 노조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올해 실시되는 주간연속2교대제에 앞서 설치한 물량조정위원회가 제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등 노동 유연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금속노조에서도 대형 사업장의 반발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산하 지부별로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지부 한 관계자는 "상급 노조에서 정한 지침이니 만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공장간 물량 배치나 조정은 이미 현장에서 신경쓰고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금속노조 지침을 현장에 적용할 일이 있을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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