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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셰르가 홍진주에게 클레임을 걸었던 문제의 10번홀 벙커 샷 | ||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오롱ㆍ하나은행챔피언십을 제패해 단숨에 LPGA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쥔 홍진주는 174㎝의 늘씬한 키에 눈부신 미모로 이미 국내 최고의 '얼짱 골퍼'로 손꼽혔던 선수.
이런 홍진주가 빅매치에서 독주 끝에 안시현과 이지영에 이어 '제3의 신데렐라'에 등극하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홍진주가 '깜짝 스타'로 탄생한 30일 경주 마우나오션골프장에서는 긴박한 상황이 수없이 연출됐다.
동반자 카린 이세르(프랑스)는 홍진주가 1번홀에서 그린에 떨어져 있는 잔디를 뜯어냈다고 클레임을 걸었고, 5번홀에서는 에이프런에서 어드레스 직전 볼에 퍼터를 대는 순간 볼이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10번홀에서는 또 홍진주가 벙커 샷한 볼이 벙커 탈출에 실패하자 볼 쪽으로 이동해 다시 벙커 샷을 시도하는 순간 뒷쪽에서 캐디가 고무래로 벙커 정리를 한 것을 가르켜 2벌타라고 지적했다.
이세르의 지적은 다행히 모두 규칙 위반과 무관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경기위원회는 1번홀 상황에 대해 잔디를 뜯어낸 것이 아니라 떨어져 있는 것(루스 임페디먼트)을 치운 것, 5번홀은 어드레스에 들어가기 전, 10번홀 역시 벙커의 상태를 테스트한 것이 아닌 것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회 개최 장소가 만약 한국이 아닌 미국이었다면 어떤 판정이 났을까.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남의 외밭에서 몸을 구부리지 말고, 자두나무 밑에서는 관을 고쳐쓰지 말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의심을 받기 쉬운 일은 아예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설사 홍진주의 행동이 모두 규칙 위반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해도 '꿈의 무대' 진출을 앞둔 홍진주로서는 큰 교훈으로 삼을 일이다.
이는 남자프로골프계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해운대골프장에서 있었던 KPGA선수권 2라운드에서 한영근은 마지막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퍼팅 연습한 것 때문에 2벌타를 받았다.
한영근은 규칙 7조 2항의 '방금 플레이한 그린에서나 주위에서 연습할 수 없다'는 조항이 코리안투어 로컬룰에 명시된 것을 몰랐던 것이다.
프로 선수에게 골프 규칙은 어쩌면 생명과도 다름없다. 지난해 미셸 위가 프로데뷔전인 삼성월드챔피언에서 규칙 위반으로 실격되면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규칙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벌타를 피하는 것은 물론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 99년 피닉스오픈 4라운드 13번홀에서 볼이 큰 바윗돌 앞에 멈추자 루스임페디먼트에 크기 규정이 없다는 것에 착안해 '기막힌 구제'를 받았다. 경기위원에게 너비가 1m가 넘는 큰 바윗돌을 루스임페디먼트로 몰아붙여 여러 사람을 동원해 옮긴 뒤에 편안한 샷을 했던 것이다.
골프규칙은 '아는 것이 힘이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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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golf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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