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1군 발암물질 석면이 미국에서 완전히 퇴출당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8일(현지시간) 일부 표백제와 브레이크 패드 등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백석면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정비공들을 치명적인 석면 섬유에 노출해 온 석면 함유 브레이크 블록의 유입이 6개월 후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석면 패킹도 2년 후 사용이 중단된다.
백석면은 석면 중에서 섬유 다발이 구불구불한 형태를 띤 천연 섬유로 세계 석면 생산량의 약 95%를 차지한다. 내구성, 내열성, 전기 절연성 등이 뛰어나고 값이 저렴해 건설 자재, 전기 제품, 가정용품 등에 폭넓게 사용돼 왔다. 그러나 호흡을 통해 가루를 흡입하면 2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이에 EPA는 1989년 석면의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지만, 1991년 법원에서 해당 결정을 번복하며 백석면은 지금껏 미국 산업에서 유일하게 쓰이는 석면재였다. 그러다 2016년 연방 의회에서 석면을 비롯한 유해 물질 전반에 대한 규제법이 처리되며 석면 제재 추진이 다시금 탄력을 받게 됐다.
마이클 레건 청장은 성명을 통해 "먼 길이었다"며 "마침내 EPA는 이미 50여개국에서 금지 조치된 유해 물질 석면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석면의 사용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소방관과 건설 노동자 등 노후 건물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석면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2009년부터 석면안전관리법이 전면 시행돼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건축자재 등의 제품은 제조, 수입 및 사용이 일절 금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