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유통량 중 절반 가까이가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반등 때마다 손실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매수 기반이 약화돼 비트코인 상승세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리서치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 약 900만개, 전체 물량의 45%가 보유자들의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기록한 저점 약 6만2800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1000만개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손실구간에 놓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매수 심리 훼손이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확산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를 웃돌던 고점 대비 약 50% 하락한 상태다. 이번 조정은 단기간 급락이 아니라 10만달러, 9만달러, 8만달러를 차례로 내주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과거처럼 강한 투매가 나타나 바닥을 형성하고 신규 매수세가 유입되는 장면은 없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어지는 손실이 매수자층을 다시 시장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크게 약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타나는 주요 지표들이 시장의 회복 메커니즘이 구조적으로 무력화된 상태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19일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한 투자자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단순한 숨 고르기 장세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하루하루 손실을 확정 짓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매도는 누적 효과를 낳는다. 손실 매도는 향후 매수자로 돌아설 수 있었던 투자자를 시장에서 제거하기 때문이다.
또 반등이 나타날 때마다 고점 매수자들의 매도 벽에 부딪힌다. 이들은 이를 바닥이 아닌 탈출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반등이 나올수록 가격 상단은 낮아지고, 랠리는 짧아지고 얕아지며 힘을 잃고 있다.
TMX 베타파이(VettaFi)의 섹터·산업 리서치 책임자인 록산나 이슬람은 "현재 비트코인은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 놓여 있으며, 작은 반등마다 이를 유동성 확보 기회로 활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트코인을 고점까지 끌어올렸던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대형 보유자들의 매집, 레버리지 투기, 월가의 진입으로 위험이 구조적으로 낮아졌다는 기대감이 이제는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대규모 보유자들도 매도에 나섰다. 레버리지는 크게 축소됐다. 이로 인해 반등이 나올 때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가격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매도 기회로 삼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올해 들어 약 3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상당수 ETF 매수자들도 큰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매입가는 8만3956달러로 현재 약 23%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존스트레이딩(JonesTrading)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이클 오루크는 "비트코인 ETF의 등장은 투자자 기반을 크게 넓히며 상승세를 촉진했다"면서도 "이들 투자자는 자산에 대해 덜 헌신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여러 차례 붕괴를 겪은 뒤에도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전례가 있다. 또한 업계 내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블록포스 캐피털(Blockforce Capital)의 브렛 먼스터는 최근 비트코인 ETF에서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최근 하락이 시작되기 전까지 전체적으로 유입됐던 자금 규모와 비교하면 그 폭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 총량은 지난해 10월 최고점 대비 6%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가격이 50%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 폭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직면한 핵심 질문은 비트코인이 바닥을 찾을 수 있느냐가 아니다. 문제는 크게 훼손된 매수자층이 지속되는 매도로 마지막 남은 낙관론자들마저 지치기 전에 다시 회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다음 상승을 이끌어야 할 투자자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신호 중 하나는 이른바 '고래'로 불리는 대규모 보유자들의 움직임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 물량을 축적해온 초기 투자자들이다.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고래들은 최근 순매도에 나서며 지난 한 주 동안에만 4만3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처분했다.
지금 뜨는 뉴스
글래스노드의 션 로즈 연구원은 "데이터는 반등 구간마다 손실 실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높은 가격대에서 매집했던 보유자들의 매도 물량이 반등 때마다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러한 흐름이 미래를 예측하는 신호라기보다는 투자 심리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비트코인 유통량 45% 손실 구간…반등마다 매도벽[비트코인지금]](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61315255497648_174979595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