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전설 ‘투팍’ 살해범, 27년만에 잡혔다

1996년 괴한 총격 받고 사망…사건 미궁
경찰, 26년 만에 범인 체포 “갱단의 보복”

미국의 전설적인 래퍼 투팍(2Pac)을 살해한 용의자가 27년 만에 붙잡혔다.

29일(현지시간) CNN 등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이날 오전 전 갱단 두목 듀언 키스 ‘케프 D’ 데이비스(60)를 투팍 살인 용의자로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주 검찰은 대배심이 ‘케프 D’에 대해 투팍 살해 사건과 관련해 흉기를 사용한 살인 혐의로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팍은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1991년 19세의 나이에 데뷔 앨범 ‘2Pacalypse Now’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모두 거머쥐며 1990년대 최고의 뮤지션으로 떠올랐다.

그는 7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그래미상 후보에 여섯 차례 노미네이트됐다. 2017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됐다.

그러나 투팍의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그는 1996년 9월 7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마이크 타이슨과 브루스 셀던과의 권투 시합을 본 뒤,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고속도로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았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6일 만에 사망했다.

투팍(2Pac) [이미지 출처=투팍 공식 페이스북 캡처]

당시 경찰이 관련자 수십명을 조사했으나 수사가 성과 없이 끝나면서, 수많은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투팍과 함께 미 힙합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며 갈등을 빚어온 노토리어스 B.I.G가 배후에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불과 6개월 후 노토리어스 비아지 역시 비슷하게 살해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러나 지난 7월 경찰이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한 주택을 수색했다고 밝히면서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데이비스를 체포한 경찰은 투팍의 사망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컴튼에 있는 두 갱단 사이의 보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당일 그는 투팍 일행이 복싱 경기를 보러 간 라스베가스에 있었다. 당시 그의 조카가 호텔에서 투팍 일행에게 폭행을 당했고, 이를 알게 된 데이비스는 총을 확보해 투팍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데이비스는 이 범죄를 저지른 조직의 현장 지휘관이었다”며 “그는 이 범죄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투팍의 가족은 27년 동안 정의를 기다려왔다”며 “1996년 9월 7일 밤에 시작된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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