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성추행 당해' 하이브 아이돌 팬사인회 '속옷검사' 파문

'앤팀' 팬사인회서 과도한 몸 수색 논란
"전자기기 확인차…사과" vs "성추행"

하이브의 글로벌 아이돌 그룹 ‘앤팀(&Team)’의 팬 사인회에서 팬들의 속옷을 검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최 측이 사과 의사를 표명했으나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하이브재팬 소속 앤팀은 8일 두 번째 미니앨범 발매 기념 팬 사인회를 열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추행에 가까운 속옷 검사를 당했다는 후기를 올리며 불쾌함을 호소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앤팀. [이미지제공=하이브]

보통 연예인 팬 사인회에서는 녹음 및 촬영용 전자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지품 검사를 진행한다. 다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팬들에 따르면 당시 스태프들은 ‘녹음 또는 촬영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 소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몸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에 참석한 A씨는 종료 직후 SNS에 "살다 살다 팬 사인회에서 브래지어 검사하는 경우는 또 처음 본다"며 "우리 엄마도 안 만지는 내 가슴을 팬매니저가(만졌다)"고 토로했다. B씨는 “윗가슴을 꾹꾹 눌러보더니 밑가슴도 꾹꾹 눌러보고 열심히 만지길래 당황해서 ‘그건 제 가슴이에요’ 이랬다”고 전했다.

8일 앤팀 팬사인회 후기 글. [이미지출처=트위터 캡처]

C 씨도 “'가슴 좀 만진다'면서 만지다가 ‘워치죠?’ 하면서 날 작은 공간으로 데리고 가더니 옷을 올리라고 했다”며 “어쩔 수 없이 올렸는데 어떤 분이 문 열고 들어오셔서 내가 속옷 검사당하는 걸 봤다. 너무 수치스럽고 인권 바닥 된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만지는데 그냥 훑는 수준이 아니라 여기저기 만지고 찌르고 성추행했다”, “가슴 만지는 건 바로 옆에서 했고 '벗겨야겠다' 싶거나 '더 만져봐야 알겠다' 싶으면 뒤로 데리고 갔다” 등의 주장이 나왔다.

팬들의 증언들이 쏟아지자 한때 ‘속옷 검사’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 사이에서는 “아이돌 좋아하려면 인권 포기해야 하나”, "돈 내고 성추행당한 건가", “고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비접촉 도입하겠다" 해명…"이제 금속탐지기 쓰나?"

이에 대해 9일 해당 팬 사인회를 주최한 위버스샵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앤팀의 대면 팬 사인회에서 있었던 여성 보안요원에 의한 보안 보디체크와 관련해 현장에 참여하셨던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팬 사인회는 아티스트와 팬 간 1대1 대화의 자리로, 녹음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 곤란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장비의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며 이날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무리 보안상의 이유라고 해도, 그것이 팬분들을 불편하게 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보안 목적의 검색에 비접촉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팬들의 SNS에는 "속옷 검사가 논란되니 이제 금속탐지기를 도입한다는 건가", "녹화는 범죄가 아니지만, 성추행은 명백히 범죄인데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다" 등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슈2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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