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청구한 200조원…이상기변 美피해금액

1980년 집계 이래 지난해 역대 3위
"향후 더 집중적·극단적 기상 재난"

지난해 미국에서 초강력 허리케인과 역대급 가뭄, 산불 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최소 474명이 숨지고 총 1650억달러(약 206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 기상이변 피해 규모 206조…역대 3위

지난해 10월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변에 위치한 식당, 상점 등의 건물들이 허리케인 '이언'(Ian)으로 파괴된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지난해 건당 10억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낸 18개 기상이변으로 초래된 피해액을 더한 결과 총 165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1553억달러) 기록을 넘어선 것에 이어 198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NOAA에 따르면 지난해는 2015년 이후 허리케인 활동이 가장 약했지만, 대신 4등급 또는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은 더 자주 미 대륙을 덮쳤다. 특히 지난해 9월28일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4등급 허리케인 '이언'은 1129억달러 상당의 피해를 유발해 2017년 '하비', 2005년 '카트리나'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재산상 타격을 입혔다.

역대급 가뭄·극단적 무더위…"원인은 기후 변화"

심한 가뭄 탓에 수량 크게 줄어든 중국 양쯔강 <사진=AP연합>

지난해 10월25일까지 미 국토의 최대 63%가 가뭄을 겪는 등 가뭄 피해는 근래 들어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NOAA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넓은 면적이 가뭄 영향권에 놓였다.

미 서부 지역의 경우 지난해 5월3일 기준 무려 91.3%가 가뭄 지역으로 분류됐다. 수년간 지속한 서부 지역 가뭄으로 인해 물 부족 현상이 악화해 주요 저수지 수위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서부와 중부 대평원 지역을 중심으로 거의 1년 내내 지속됐던 가뭄과 열파는 222억달러 상당의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극단적인 무더위로 애리조나·네바다·캘리포니아·오리건·텍사스주에서 공식 집계상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 한 곳에서만 작년 온열 관련 사망자가 378명 나왔다고 꼬집었다.

다만 지난해 미국의 평균 기온은 11.9도(화씨 53.4도)로 역사상 18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됐다고 NOAA는 밝혔다. 역대 4위였던 전년도(화씨 54.5도)보다는 덜 더웠다는 것이다.

산불도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750만 에이커 이상을 태우는 등 큰 피해를 낳았다. 알래스카주에서만 작년 6월18일 현재 100만 에이커 이상이 불타 지난 32년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산불이 확산했다.

이 같은 재난재해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라는 분석이 따른다. 리처드 스핀래드 NOAA 국장은 "기후변화가 더욱더 집중적이고 극단적인 기상 재난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재난으로 엄청난 피해가 초래되고 연속적인 위험이 발생하곤 한다. 심한 가뭄 뒤에 커다란 산불이, 그다음에는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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