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두고 기차·버스 티켓 구하기도 '험난'…역귀경·렌트까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9월 17일 서울 서초구 잠원IC 인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연휴 동안 하루 평균 이동량은 지난해 추석보다 3.5%, 올해 설보다는 31.5% 늘어날 전망이다.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할 것으로 보여 고속도로 혼잡이 예상된다. 귀성길은 추석 하루 전인 20일 오전,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21일 오후에 가장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경남 진주가 고향인 배규성씨(35)는 올해 서울 자택에서 부모님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버스·KTX 모두 예매를 못해 부모님이 ‘역귀경’하기로 한것이다. 배씨는 "설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토요일 아침 등 주요시간대 이동수단이 모두 매진돼 귀성을 포기했다"며 "지난 추석 명절에도 찾아뵙지 못했는데 올해 설만큼은 함께 보내야 겠다는 생각에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정표씨(33)는 고향 경남로 향하는 버스표를 못 구해 차량을 렌트해 귀성길에 오른다. 이씨는 "노선 버스가 코로나로 하루 5~6번 정도로 줄다보니 고향 가는게 더 힘들어졌다"며 "증편한 버스 표도 구하지 못해 이번 설에는 주변에 사는 친구들과 카풀을 해 고향에 가기로했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KTX·버스 등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역귀경이나 카풀 등 고육지책을 쓰며 가족 상봉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어들면서 버스·기차 등 배차 횟수가 적어진 데다 설연휴 국내 여행객이 늘어나며 주요 시간대 KTX와 버스 표 구하기는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이후 세번째 설 명절을 맞는 시민들은 험난한 귀성·귀경길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21일 오전 기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29일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는 KTX는 모두 예매가 완료된 상태다. 연휴 전날인 28일에도 오전 9시 30분 이후 KTX 기차표는 구할 수 없었다. 고속버스같은 경우 심야시간대 일부 자리가 있지만 주요 시간대는 구하기 힘들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100% 비대면으로 진행한 설 승차권 예매 결과, 코레일은 열차를 이용한 귀성객이 오는 29일에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행선 예매율은 83.1%(경부선 85.9%, 호남선 94.2%)로 집계됐다. 귀경 예매율은 다음달 2일 상행선이 85.8%(경부선 90.0%, 호남선 94.8%)로 가장 높았다.

방역당국은 설연휴를 맞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5일이나 되는 설연휴를 맞아 귀경·귀성길에 오르는 이들 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전남 목포가 고향인 장성민씨(31)는 "지난 추석연휴KTX로 고향을 갔는데 고향집이 아니라 여행을 온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상당했다"며 "귀성객들을 줄이기 위해 창가 좌석만 판매한 데다 여행객도 많으니 고향 가기는 더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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