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與 '호텔 전·월세 대책' 검토에…野 '초등생 회의급 발상' 비판 쏟아내

하태경 "호텔과 아파트, 구조 자체 달라"
유승민 "부동산 대책 원점서 재검토하라"

전세난 해결을 위한 정부 부동산 전세대책 발표를 앞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여당이 전셋값을 안정시킬 대책의 하나로 서울 내 호텔을 사들여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야권에서 이를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휴식을 취하고 육아를 하는 등 '주거시설'을 원하는 것인데, 호텔 방으로는 이같은 욕망을 충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상가, 공장, 사무실 등 비주거용 건물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호텔 객실을 개조해 주거용으로 만들겠다니 황당 그 자체"라며 "'기다리면 해결된다'는 근거 없는 낙관론과 자신감을 보이더니 겨우 이런 대책이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월세 물량 확보를 위해 상가와 호텔까지 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어이없는 발상에 국민들은 벌써부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초등학교 학급회의 수준의 대책으론 현재의 부동산 혼란을 결코 잡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호텔을 전세 주택으로 만든다는 것은 황당무계 그 자체"라며 "국민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을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 방이 아니다.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18일 오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충북 괴산군에 있는 자연드림파크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와 사회적 경제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17일) 이같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걸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기가 막힌다"라며 "뼈아픈 패착을 야기한 23회의 부동산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풀고 택지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대책을 마련하라"라며 "공공임대는 전월세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라고 했다. 주거지 공급을 위축시켜 온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공급 증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묻는 질문에 "오피스텔 상가 건물과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이 포함된다"고 답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상가·사무실 등 비주거 목적의 건물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한 뒤 시장에 공급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위축에 따라 매물로 나온 호텔 객실을 고쳐 주거용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수도권 빈 주택을 확보해 전 월세로 내놓는 방안도 포함된다. 당·정은 이같은 방안을 종합한 전세 대책을 19일 발표할 방침이다.

이같은 정책에 대해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워낙 초단기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아본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런 것(호텔 전·월세 대책)을 검토할 정도로 다양한 대책을 당국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 전세안은 외국 사례가 있다"며 "갑자기 어떤 수요가 요구될 때 뚝딱 며칠 만에 집을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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