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역사 연구하는 곳은 입장이 있어야 맞다는 취지"
대통령실 "연구를 통해 확립돼 있는 지 물은 것"
'환단고기' 언급에 야당 공세 이어져
이준석 "반지의 제왕도 역사인가?" 비판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사안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 있다면 짚고 넘어가야 하며, 역사를 연구하는 곳은 자신의 입장이 있어야 맞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문제가 있으면 이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언급한 배경과 이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환단고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를 다룬 책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저술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학계에서는 대체로 '위서(僞書)'로 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실제 역사로 보고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가 중요하고 (그로 인해) 부분적인 입장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역사 연구자들이 역사관을 연구해 확립돼 있는지를 물은 것이며 다양한 문제의식이라고 볼 수 있고, 분명한 연구관 아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을 둘러싸고 주말 사이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것은 백설공주가 실존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대통령이 뭐든지 믿는 것은 자유지만 개인의 소신을 강요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은 통해 "부정선거를 믿는 대통령 다음이 환단고기를 받는 대통령이니 대한민국이 걱정된다"며 "환단고기는 문헌 아닌가.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김 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별도의 공지를 통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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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환단고기 추종자) 논쟁이 있죠"라며 "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는 안 합니까"라고 물었다. 박 이사장은 "전문연구자들의 이론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입창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고민거리다"라고 말한 뒤 업무보고를 마쳤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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