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취업 비중 역대 최고치 기록
노동시장 진입 지연 연금 가입에도 영향
국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미취업 상태가 구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장기화와 불안정한 첫 일자리는 '쉬었음' 인구와 니트(NEET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청년을 일컫는 신조어) 확대를 부추기고, 국민연금 가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15~29세 미취업 청년 가운데 3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비율은 18.9%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비중은 2015년 15.5%에서 10년 사이 3.4%포인트 상승했다. 미취업 청년 5명 중 1명가량이 장기 미취업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청년층의 구직 기간이 길어진 배경으로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진입 전략의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학 진학률은 2015년 67.5%에서 2025년 76.3%까지 높아졌고, 첫 취업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청년층의 첫 취업 소요 기간은 2020년 평균 10.0개월에서 올해 11.5개월로 증가했다. 대졸 이상 청년의 경우 같은 기간 7.2개월에서 8.8개월로 길어졌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 가운데 별다른 사유 없이 쉬고 있다고 응답한 인구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쉬었음' 상태의 청년은 2015년 39만3000명에서 지난해 59만 명으로 증가했다. 비경제활동 청년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비중은 같은 기간 6.6%에서 12.4%로 확대됐다. 2020년에는 10%를 넘어선 이후 감소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학업이나 구직 활동을 하던 청년들이 노동시장과 교육·훈련 모두에서 이탈해 장기간 비활동 상태로 머무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쉬었음 인구 상당수가 경제활동이나 직업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니트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첫 일자리의 질 역시 청년층의 노동시장 정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청년층이 처음 취업한 일자리 중 계약직 비중은 2020년 33.0%에서 2025년 37.5%로 상승했다. 시간제 일자리 비중도 같은 기간 21.0%에서 25.0%로 늘었다.
임금 수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첫 일자리 월평균 임금이 20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은 32.0%에 그쳤다. 전체의 68.0%는 월 200만 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의 근로시간이 전 연령 평균의 94.9% 수준임에도, 월 임금 총액은 6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첫 직장을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첫 일자리 이탈 사유로는 보수와 근로시간 등 근로 조건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계약 기간 종료가 그 뒤를 이었다.
쉬었음 청년 중 남성 비중은 55.8%로 여성(44.2%)보다 높았으며, 쉬었음 상태가 2년 이상 지속되는 비율 역시 남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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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취업 지연과 쉬었음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민연금 가입 시점이 늦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노후 소득 보장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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