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던 보험사 대출 2년 만에 꺾였다

매년 10兆씩 증가 작년 137조
생보사 대출 두달연속 감소세
약관·부동산담보대출 다 줄어

손보사 대출도 등락 거듭
급전 필요해 보험해약 늘고
DSR규제 적용 등도 영향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가파르게 증가하던 보험사 대출 잔액이 올 들어 줄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137조8177억원에 달했던 국내 영업 생명보험사 대출채권은 올 1월 137조8046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2월에도 137조3214억원으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총 잔액 규모로 작년말에 비해 0.3%에 불과한 감소폭이지만, 월별 생보사의 대출 채권 액수가 감소한 것은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생보사 대출채권 규모는 2015년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2016년 말에는 117조7332억원, 2017년 말에는 127조4965억원으로 해마다 10조원가량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올들어 보험약관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이 모두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47조3976억원이던 보험약관대출금은 2월 46조9882억원으로, 42조5687억원이던 부동산담보대출금은 42조1582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손해보험사 대출도 하락과 상승을 오가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69조3778억원이던 손보사 대출채권 규모는 올 1월 68조8027억원으로 줄었다가, 2월 들어 69조6030억원으로 신장했다.

2014년 말 33조2774억원에 불과하던 손보사 대출잔액은 2016년에 50조원을 돌파, 2017년 65조3086억원, 2018년 69조3778억원으로 4년새 2배 이상 증가해왔다.

이처럼 보험사 대출이 줄어든 이유는 금융당국이 보험 등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지난해 10월 보험사 가계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를 시범 도입하고, 올 상반기 내 제2금융권에 대해 정식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DSR는 대출자의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의 비율로, 주택담보대출만 원리금 상환액으로 잡는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강도높은 대출 규제다.

보험가입자가 급전이 필요해 약관대출을 받는 대신 보험을 해약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2월 생명보험 해약 누적 건수는 92만46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만8119건에 비해 늘었다.

이에 보험사들은 대출금리를 낮추면서 대출 모집에 나서고 있다. 1월 3.41~4.32%에 달하던 생보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월 현재 3.38~4.13%대로 내렸다. 신용대출 금리도 4.49~7.26%에서 3.90~6.93%로 하향했다. 손보사 주택담보대출도 1월 3.07~4.21%에서 5월 2.88~4.06%로 낮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올들어 부동산 집단대출이 적었다는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DSR 규제가 본격 적용되면 보험사 대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 현황(자료:생명보험협회)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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