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 Fed 이사 후보 '전격 사퇴'… 트럼프에게 배신당했나?(종합)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허먼 케인에 이어 스티븐 무어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천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 2명이 모두 낙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무어가 Fed 이사 지명 절차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어 후보자의 사퇴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낙마의 결정적 이유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상원 인준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무어가 공식 지명되면 상원에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인준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조니 언스트 의원도 "(인준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 내에서는 이미 전날까지 4명의 상원의원이 인준 거부 입장을 밝힌 상태다. 공화당 의원 53명 중 6명이 이탈, 찬성표가 전체 상원 의원 100명의 절반에 못 미치게 된 것이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표는 백악관 관계자는 물론 본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무어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WSJ 기자에게 "백악관 당국자들과 전날 대화를 나눴는데 지명절차를 계속하겠다고 해서 고무됐다"고 전했다. 지명 절차에 관여하고 있는 한 고위 행정부 관료도 전날 "우리는 여전히 무어를 지지한다"며 "백악관의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출신인 무어는 지난 3월22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추천' 이후 끊임없는 스캔들에 시달렸다. 무어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경제 고문을 역임한 후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칼럼을 꾸준히 게재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언론의 검증 과정에서도 전 부인과 이혼 후 양육비 미지급, 7만달러가 넘는 벌금과 공과금 연체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였다. 또 지난 10년간 여성 비하 칼럼을 다수 게재했고, 한 강연에서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7석 중 2석이 공석인 Fed 이사 자리를 메우기 위해 무어와 피자체인 최고경영자(CEO) 및 공화당 대선 후보 출신 케인을 잇따라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케인 후보는 2011년 말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불거졌던 성추문 의혹 등 검증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주 이미 자진 사퇴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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