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사기부터 로맨스 스캠까지’ 수년째 이어져 오는 고전적인 사기 수법들

싱글 남녀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로맨스 스캠…저금리·고한도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 유명세에도 피해자 끊이지 않고 있어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직장인 윤동진(31)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한국계 미군이라는 여성과 친구를 맺었다.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화는 UN 평화군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타지 생활이 외롭고 쓸쓸하다며 윤씨에게 자신의 사진과 일상 생활을 찍은 동영상 등을 보내며 연인처럼 굴었다.일주일가량 대화를 나누다가 이 여성은 한국을 방문해보고 싶다며 윤씨에게 실제로 만나자고 제안했고, 이에 윤씨가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자 본색을 드러냈다. 자신의 짐을 비롯한 각종 수하물을 붙여야 한다며 여기에 제반되는 운반 수수료를 대신 내줄 것을 요구한 것. 수상함을 느낀 윤씨가 여성의 사진 등을 토대로 검색을 해본 결과, 사칭 계정임이 드러났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갈취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이다. 싱글 남녀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로맨스 스캠은 수년 전부터 유행한 사기 수법이다. 독신 이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각종 ‘스테디 셀러’ 사기 수법들은 고전적이지만 수년째 행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온라인에서 사랑에 빠지다? 로맨스 스캠'로맨스 스캠'이란 영어로 연애를 뜻하는 'romance'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scam'의 합성어다. 로맨스 스캠의 특징은 피의자들이 국내·외 SNS 및 채팅앱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 혼인을 약속하는 등 호감을 쌓은 후, 사업 및 결혼을 목적으로 금품을 요구한다는 점이다.최근 서울에서도 피해자에게 SNS를 통해 접근, 7만1000달러를 가로채는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자신을 미국에 사는 백인 정형외과 의사라고 소개하며,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접근해 환심을 산 다음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을 사용했다.범행 대상 접촉부터 범행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 등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사기임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처음에는 뜸을 들이면서 친분을 쌓다가 마지막 순간에 갑작스럽게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하면서 돈을 빌려달라는 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친구 신청을 해오거나 메시지를 보낸다면 응대하지 말고 바로 삭제하고 관리자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돈 필요하시죠?” 사정 급한 사람들 심리 악용한 ‘대출 사기’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주겠다는 대부업을 가장한 고전적인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수법도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경찰청이 집계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10만건, 피해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고 구속된 사람만 7000명을 넘는다.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 수법은 ‘저금리 대출, 높은 한도가 가능하다는 홍보 문자메시지→어플리케이션 설치 후 정보 입력 요구→금융회사 공식 전화번호로 대출상환 문의→가짜 콜센터로 연결→가짜 계좌번호 안내→입금’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대출 사기 조직들은 피해자가 금융회사 공식 전화번호로 전화를 거는 순간, 가짜 콜센터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피해자들을 속이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이 같은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는 40~50대 남성이 주로 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성의 피해 비중은 59.1%, 40~50대 피해금액 비중은 67.2%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을 해준다면서 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은 경우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경우 통화 상대방의 소속기관, 직위 및 이름을 확인한 후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해 사실관계 및 진위여부를 확인해 볼 것"을 당부했다.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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