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잡학사전]필레미뇽, 샤토브리앙? 같은 안심스테이크인데 왜 이름이 다를까?

(사진=두산백과)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레스토랑 메뉴판에서 가장 골치아픈 메뉴 중 하나가 '안심스테이크'다. 우리 말로는 안심과 등심 양자택일하면 되는 스테이크가 양식당에서는 갖가지인데, 특히 안심은 좀 복잡하다. 보통 쁘띠필레(petit filet), 필레미뇽(filet mignon), 투르느도(tournedos), 필레(filet), 샤토브리앙(Chateaubriand), 테트(tete) 등 6가지로 나뉜다는데 필레미뇽 정도는 오며가며 많이 시키다보니 자주 듣게 되지만 나머지는 생소하기 짝이없다. 사실 이 6가지 부위는 모두 안심의 부위다. 그렇다고 안심이 무척 넓은 부위도 아니다. 소 한마리에서 고작 60cm 정도 크기로, 스테이크로 치면 2인분 정도 나온다. 소 전체 고기부위로 치면 2%도 채 안된다. 이 작은 부위를 또다시 6등분해서 엄청난 가격차이를 매기는데 그저 안심으로 다 같이 구워버리는 한국인의 육식문화에서는 좀체 받아들이기 힘든 구분법이다. 이 6가지 부위를 가르는 기준은 소대가리와의 접근성이다. 머리쪽에 가까운 얇은 부위부터 쁘띠필레(petit filet), 필레미뇽(filet mignon), 투르느도(tournedos), 필레(filet), 샤토브리앙(Chateaubriand), 테트(tete)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는 레스토랑에서 6가지 부위 전체를 구분해 팔기보다는 투르느도, 필레미뇽, 샤토브리앙 등 3가지 부위를 주로 판다.

최고급 안심스테이크인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를 좋아해 자신의 이름이 스테이크명으로 붙은 것으로 알려진 19세기 프랑스의 귀족, 프랑수아르네 드 샤토브리앙(Franois-Ren de Chateaubriand) 남작의 초상화(사진=위키피디아)

이중 가장 비싼 부위는 단연 이름조차 가장 긴 '샤토브리앙'이다. 여기서 샤토브리앙은 프랑스 대혁명기 이후 19세기 초반 격변기의 프랑스 귀족이자 유명한 소설가 겸 외교가인 프랑수아르네 드 샤토브리앙(Franois-Ren de Chateaubriand) 남작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샤토브리앙의 전속 요리사였던 몽미레이유(montmireil) 요리사가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를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는 안심 스테이크 중 가장 두텁고 크며 맛있는 부위로 유명하다. 특히 농우(農牛)가 아니라 순수 고기 섭취를 목적으로 키운 육우(肉牛)의 경우, 안심부위는 운동량이 적어 근육결이 곱고 부드러워 지방이 거의 없는 부위임에도 질기지 않고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 전통적으로는 반근이 조금 넘는 330g, 온스 단위로 치면 12온스 정도의 고기를 겉만 살짝 익힌 후, 샤토브리앙 소스와 베어네이즈 등 소스를 얹어서 먹는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필레미뇽의 경우엔 안심 거의 끝부분의 고기를 뜻한다. 이는 안심을 뜻하는 필레와 끝부분을 뜻하는 미뇽이란 단어에도 의미가 들어있다. 쁘띠 필레는 아예 꼭지부분을 의미해 보통 두껍게 썬 후에 반을 갈라 양쪽으로 펴서 스테이크를 만들고, 샤토브리앙과 필레미뇽 중간 부위의 스테이크를 투르느도, 가장 두꺼운 테트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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