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상원의원
그는 시, 주, 연방 정부 내 모든 직위에서 여성이 출마하도록 장려하는 비정부기구 '이퀄 보이스(Equal Voice)'를 통해 정치에 관심 있는 여성들을 만나고 있다. 김 의원은 "정치에서 여성을 더 고무시키고 영감을 줄 수 있는 효과적 방법 중 하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라며 "전직 교육자이자 딸을 둔 엄마로서 저는 젊은 여성들에게 정치에 대한 열정과 소명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캐나다에서도 여성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가 곳곳에 자리해 있다. 특히 경력단절과 성별임금격차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김 의원은 "모든 선진국 여성들은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떠나는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 자녀가 없는 25~44세 이하 인구의 성별임금격차는 7%에 불과하지만 한 아이 이상이 있는 동일한 연령대의 경우 임금격차가 29%로 벌어진다.김 의원은 "캐나다는 경력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더 나은 보육 프로그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성은 출산 전후 15주간 유급 출산 휴가를 받을 수 있고 출산 후 남편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35주간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5주 전체를 휴가로 쓰고 자신이 적합하다고 생각할 때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어떠한 선택을 하던 그녀는 직장을 잃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출산 유급휴가는 생모는 물론 대리모까지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입양한 부모도 35주간 휴가를 보장 받는다.캐나다는 젠더폭력, 특히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는 성폭력에 대한 형사 사법 제도 대응 개선을 위해 20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대학 내 '방관자 개입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16만 달러를 더 지원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의 희생자를 존경심으로 대우하고 상황의 민감성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우먼'이지만 김 의원도 현실적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캐나다 가장 서쪽에 위치한 비씨주에서 국회의사당이 있는 오타와까지 그는 일주일에 2번은 6~7시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김 의원은 "연방 정치적 현실이라 어쩔 수 없지만 가족을 떠나 긴 시간을 보내면서 개인적인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게 된다"며 "집에서 너무 멀리 있는 제 부재로 인해 가족들을 향한 감정적인 죄책감은 가장 힘든 점"이라고 털어놨다.힘들 때마다 김 의원은 '당신이 당신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스스로 최고가 되는 것'이라는 한 유권자가 해준 말을 떠올린다. 그는 "비록 아이의 성장 과정을 남편과 부모님의 도움에 크게 의존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학업 진척 상황을 위한 학부모, 교사 면담을 모두 놓쳤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딸은 제가, 자신의 어머니가 옳았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한다"며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에 미혹되지 않고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딸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에 열심히 집중함으로써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