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한달]靑-내각 인사·사드·4대강…‘뜨거운 감자’ 들고 파격질주

파격인사와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국민들 ‘환호’'업무지시' 통해 개혁구상 실천에 옮겨대통령 지지율 84%로 역대 최고 '5대 비리' 논란으로 내각-靑 참모진 구성 늦어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8일로 취임 30일째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한달 동안 파격적인 인사와 과단성 있는 조치를 통해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역대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임기 초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17개 부처 장관 중 11명을 임명하지 못하고 청와대 수석 비서관 2자리도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등 인사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초반의 기세는 다소 꺾인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종석 비서실장을 발탁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국정운영의 ‘빅2’라고 할 수 있는 총리와 비서실장을 모두 호남 출신으로 중용하면서 대선기간 밝혔던 ‘탕평인사’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역대 정부에서 초대 총리와 비서실장에 호남 출신이 동시에 기용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한 뒤 손에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에 있는 소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의 또 다른 장관급 참모인 정책실장에 광주 출신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하고 검찰 인사를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11년 만에 호남 출신을 발탁하는 등 호남중용 기조를 이어갔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내내 검찰 출신이 맡았던 청와대 민정수석에 진보 성향의 법학자인 조국 서울대 교수를 임명한데 이어 국정원 댓글 사건을 맡았다가 한직에 밀려나 있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잇달아 단행했다. 내각에는 ‘재벌 저격수’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해 재계를 긴장시켰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과 재벌 개혁의 의지를 말 대신 인사로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허리를 숙여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예비역 장성이 맡던 국가보훈처장에 피우진 전 육군 중령을 임명해 여성 1호 보훈처장을 탄생시킨데 이어 외교부 장관에는 비(非)고시 출신인 강경화 UN(유엔) 정책특별보좌관을,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강 후보자와 김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각각 여성 1호 외교부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업무지시’를 통해 대선 기간 공언한 ‘개혁 구상’을 속도감 있게 실천하고 있다. 취임 첫날 1호 업무지시인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시작으로 ▲국정교과서 폐지ㆍ'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지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셧다운'을 통한미세먼지 응급감축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등을 차례로 발표했다. 또 '검찰 돈봉투 만찬 사건' 감찰, 4대강 정비 사업 정책 결정 감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에 대한 진상 조사 등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공언한 ‘적폐청산’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국민들이 갈구해 온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대통령의 조치는 높은 지지율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8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3년 6월과 9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록한 83%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고위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5대 비리(병역면탈·부동산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위장전입으로 이 총리는 진통 끝에 국회 인준을 받았고,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되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안현호 청와대 일자리수석 내정이 철회된 데 이어 김기정 안보실 2차장이 시중 구설 등을 사유로 임명 12일 만에 하차해 청와대의 인사검증에 구멍이 생긴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입각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청와대 수석의 중도하차로 내각 구성과 청와대 인선이 지연되면서 국정 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전 정권에서 임명한 장관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키면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한번도 국무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7051018363719182A">
</center>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