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용의자 "장난인 줄 알고 가담…김정남 모른다" 계획적 살인 부정말레이 경찰, 도주한 공범 5명 '북한 연계' 가능성 높게 보고 추적살해 사용된 독극물 종류 포함 부검 결과 주말께 발표할 듯
김정남 암살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사진=더스타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공범 가운데 북한계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암살의 '북한 배후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전날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여성 용의자가 "사건에 관련된 남성 4명 중 베트남과 북한 국적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살해에 총 6명이 관여했다고 보고 나머지 여성 1명과 남성 4명의 행적을 쫓고 있다. 경찰은 도주한 공범 5명이 범행 후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잠적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용의자들은 공항에서 흩어져 도주한 뒤 한 호텔에 모였지만 체포된 여성을 제외한 5명은 외출을 한다고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특히 현지 경찰 관계자가 "범인들이 특정 국가에 고용돼 암살을 자행했다"고 언급해 북한이 이번 암살 사건을 지휘했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체포된 여성이 소지하고 있던 베트남 여권에는 북부도시 남딘 출신의 1988년생 '도안 티 흐엉'이라고 기재돼 있지만 북한 주민들이 동남아 국가 여권을 갖고 해외를 드나드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이 여성이 북한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용의자는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다가 다른 남성들이 장난을 제안해 한 명은 김정남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리고 한명은 스프레이를 뿌린 것"이라며 계획적인 살인이 아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또 자신은 김정남이 누군지 알지 못하며 베트남 소셜미디어에서 패러디 영상 사업을 운영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시신의 부검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정부 기관은 전날 7시간에 걸쳐 진행된 부검에서 확보한 샘플을 분석 중이다. 샘플 분석에만 이틀 정도 소요되고 금요일이 이슬람 주일인 점을 감안하면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 종류와 구체적인 사인은 주말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돌을 맞은 북한은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을 대대적으로 다루면서도 김정남 피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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