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GPS조작앱 Fly GPS의 실행 화면.
이 글들을 종합해보면, 포켓몬고를 실행하기 전 GPS조작앱을 먼저 실행시켜 원하는 위치를 지정한 후, 포켓몬고를 실행하면 내가 원하는 위치에서 포켓몬고를 할 수 있다. 포켓몬고에는 '포켓스탑'이라는 몬스터 출몰지역이 있는데, 이 지역에 직접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포켓몬고가 단숨에 7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뜨거운 인기를 이어나가는 것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즐기는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정체성도 흐려지게 됐다. 개발사 나이언랩틱스가 게임 개발 동기 중 하나로 내세웠던 얘기도 무색해졌다. 존 행키 나이언틱랩틱스 CEO는 지난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바깥에서 뛰어다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포켓스탑에서 획득할 수 있는 유료아이템.
GPS조작앱으로 인해 허탈해하는 유료 이용자도 많다. 포켓스탑에는 유료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 등장한다. GPS를 조작하면 발품을 팔지 않고도,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도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료 이용자가 이탈할 경우, 포켓몬고 초기 유료 수익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다.GPS조작앱은 포켓몬고 게임 자체만이 아니라, 게임 이용자의 안전에도 위협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안드로이드 OS의 경우 GPS조작앱을 설치하기 위해 스마트폰 설정에서 '알 수 없는 출처 허용'을 선택해야 한다. 인증되지 않은 앱을 설치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이 악성코드에 감염돼 개인정보 유출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 유료 아이템을 결제할 때 가짜 웹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해 금융정보를 빼내갈 수도 있다.게임을 즐기려다 실제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는 경우, GPS조작앱을 켜두고 원상복구 시키지 않으면 잘못된 경로안내로 인한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또 응급상황에서 위치정보를 이용한 구조활동도 불가능해진다. 분초가 시급한 상황에서 GPS오작동으로 인한 구조시간 지연은 안전에 치명적이다.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은 20여종이 넘는 GPS조작앱들이 게임 생태계를 망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묵묵부답이다.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직접적 소통창구도 없어, 이용자들은 포털 카페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