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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경영권 방어·개미 눈치…재계 '삼중고' 3월 슈퍼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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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일제히 '상법 개정' 정관 반영
전자 주총 도입, 독립이사 변경 등
미래 시장 선점 위한 사업 구조 재편
삼성·현대차 임원 보수↑, LG전자 한도↓

내달 '슈퍼 주총' 시즌을 맞이하는 재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번 주총은 단순히 지난해 경영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하반기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거버넌스 쇄신'과 '경영권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관 수정에 나서는 사투의 장이 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전자·한화오션·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들은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위해 조문을 정비한다.


정부의 밸류업 압박과 상법 개정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덮친 가운데, 기업들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배수의 진'을 치는 동시에 한 표가 아쉬운 개미 주주들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법 개정·경영권 방어·개미 눈치…재계 '삼중고' 3월 슈퍼주총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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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다음달 18일 주총에서 감사위원 중 2인은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로 선임함으로써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전망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 주총 상정 목록에서 제외됐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개미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속도 조절'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용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전략총괄이 새롭게 사내 이사진에 합류하는 등 신규 사내·외 이사 선임도 안건에 오른다.


SK하이닉스도 집중투표제 도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주주들의 요구와 경영권 방어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작했다. 전자 주총 도입, 독립이사 변경 등 정관을 개정한다. 이 밖에도 올해 신임 사내이사로 내정된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CTO) 등 사내·외 이사 선임과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을 반영한다. 차 사장은 사내 기술 전문가로, 기술 리더십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임원진이 참석할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의 논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3차 상법개정안 통과에 따른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지난해 결산 4분기 5년 만에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SK하이닉스도 올 초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2조1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약 12조2000억원(1530만주)의 보유 자기주식을 전부 소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2년간 주주환원에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올 초엔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결정했는데, 이 역시 이번 주총에서 안건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주총 예정인 LS그룹도 주주환원 정책 등 안건을 논의할 전망이다. 상법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 LS는 지난해 자사주 100만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선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1차 소각 50만주는 지난해 8월 진행됐으며, 약 1092억원 규모의 2차 소각은 이달 27일 완료될 예정이다.


다음 달 19일 한화오션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정관 변경 안건 상정된다. 동등배당 기준 반영, 전자증권제도 반영, 배당절차 개선, 부칙 변경과 함께 이사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배당 절차의 효율화와 이사회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하는 구조다. 이사 임기 연장은 경영 연속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해석된다.


상법 개정·경영권 방어·개미 눈치…재계 '삼중고' 3월 슈퍼주총

한편, 이번 주총은 거버넌스 개편뿐만 아니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구조 재편과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영권 공방이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 달 26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자동차 대여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신규 사업 진출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현대 셀렉션을 통해 렌터카 시장에 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번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차량 직접 대여까지 맡으면서 사실상 렌터카 시장에 현대차가 직접 진출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룹사 기아는 이미 자동차 대여사업을 목적사업 중 하나로 두고 기아렌터카를 운영하고 있다.


영풍·MBK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 만료 이사 선임이 핵심 안건으로 올라 있다.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어느 진영이 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중시키느냐에 따라 이사회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현 경영진은 핵심 후보 중심의 표 결집을 통해 안정적 지배력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 측 역시 세력 결집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의석 확보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작년 최대 실적과 중장기 전략을 앞세워 주주 설득에 나설 계획이고, 영풍은 집행임원제 도입 등을 통한 거버넌스 개편을 강조하고 있다.


업황 따라 이사 보수한도 온도차
상법 개정·경영권 방어·개미 눈치…재계 '삼중고' 3월 슈퍼주총 1월 29일 서울 시내 한 현대자동차 매장. 연합뉴스.

회사별 성과에 따라 임원 보수에 대해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는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지난해 360억원에서 올해 450억원으로 인상한다. 일반 보수한도는 260억원으로 동일하나, 장기성과 보수한도가 10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오른 영향이다. 이는 반도체 부문이 견인한 지난해 회사 실적과 연동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역시 이사 보수한도를 상향한다. 지난해 최고 한도액은 150억원에서 올해 150억원에 3만주를 더한 금액으로 책정한다. 이는 현금과 별개로 장기성과급의 주식 보상으로 자사주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관세 국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보인 현대차도 성과를 반영해 임원 보수한도를 높였다. 지난해 한도 237억원에서 올해 284억원으로 47억원가량 인상했다.


반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1090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을 한 LG전자는 지난해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80억원에서 올해 70억원으로 줄였다. 앞서 회사는 2023년 90억원에서 2024년 80억원으로 한 차례 하향한 데 이어 한도를 또 한 번 삭감했다.


전문가들은 상법개정안의 영향으로 앞으로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전 증권학회장)는 "주가가 많이 올라서 소액주주들이 당장엔 대대적인 주주제안권 등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더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일부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행동주의 세력들이 개입하면서 이번 주총 분위기가 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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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따라 배제 조항을 삭제는 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집중투표제의 효과를 반감하기 위해 이사의 수를 줄이거나 이사의 임기를 늘리고 있어 우려된다"면서 "소액주주들의 이익 환원을 위해 국민연금이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에 참여한 자산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막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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