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산 화장품 무더기 수입불허…사드보복 신호탄?면세점, 작년 하반기 외국인 매출 감소 경험, 요우커 반한감정 우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이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무더기로 불허하면서 면세점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정부의 경제보복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화장품과 함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 업계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서다. 당장 보름앞으로 다가운 면세점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중국 춘절 특수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포함된 28개 제품 가운데 19개가 애경산업, 이아소, CJ라이온 등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반품된 물량만 11t에 달한다. 중국내 한국 드라마와 공연 등을 취소하는 한한령(限韓令, 한류금지령)에 이어 중국인들이 열광하는 한국산 화장품까지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국내 면세점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면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중국인 매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지난해(1~11월) 중국 수출 화장품 규모 14억2470만달러(약 1조7000억원)의 5배에 이르는 것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관광시장을 정조준할 경우 화장품 수출보다 훨씬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 1위인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격히 커졌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중국인들이 한국 여행에 나서면 씀씀이를 과시한 덕분이다.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1997년 5723억원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면세점 전체매출은 2005년 2조2464억원으로 급증했고, 2015년에는 9조1984년으로 10년마다 5배 가까이 커졌다.
(아시아경제 DB)
하지만 지난해 7월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지난해 2월 이후 매월 증가하던 외국인 고객은 지난해 9월 10%나 급감하며 사드 영향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후 그해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로 외국인 관광객수가 반짝 늘었지만, 11월 151만여명으로 전월대비 20% 가까이 빠지면서 중국의 사드보복 우려는 증폭됐다. 중국 춘절 연휴가 있는 1월의 경우 5월(노동절)과 10월(국경절)보다는 덜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오는 시기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사드 배치에 대한 대응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어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반한감정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7일 "한국 정부가 중국 사드 여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한국이 미국 편에 서기로 선택한다면 한국 화장품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면세점 업계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저가단체관광 근절을 위해 한국행 관광객 20% 축소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단체관광 일정에서 쇼핑을 '1일 1회'로 제한하면서 이미 매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3차 신규특허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지난 5일 재개장하면서 서울시내 면세점만 벌써 10개로 늘었고, 올해 말에는 13개에 달한다.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 최근 수년간 고속성장한 면세점 업계마저도 성장둔화를 겪을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중국정부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 제한조치가 국내 면세점 단기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되면 방한 중국인들이 면세점에서 더 구매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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