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의 육도삼략]美 에이브럼스 탱크 환골탈태한다

러 아르마타, 中 99형 등 최신 전차 대응력 강화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공군이 스텔스 전투기 F-35를 도입하고 해군은 이지스함 신규 도입과 기존 함정 개량, SM-6 함대공 미사일의 개량하는 등 신무기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데 발맞춰 미 육군도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력 전차인 M1 A2 에이브럼스와 보병수송장갑차의 개량에 나선 것이다. 미 육군은 주력 전차(MBT)의 파괴력과 방어력을 높이는 성능 개량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방 적외선 탐지 장치, 후방 카메라, 능동방어체계 등을 장비하고 포탄도 최신형 다목적탄으로 교체한다. 이 같은 개량은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병력수송장갑차인 M113의 덩치를 키우고 다양한 임무에 맞도록 개량한 다목적 장갑차량(AMPV) 출고와 맞물려 미 육군의 기갑 전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전차 개량은 러시아의 T-14 아르마타와 중국의 99형 탱크 등 잠재적 적국의 더욱 강력해진 최신 전차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 된다. 러시아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인 지난해 125mm 활강포를 무인포탑에 장착한 2인승 아르마타 장갑차를 개발했다. 다층장갑과 복합소재 분리형 승무원 격실을 갖춘데다 자동표적추적기(ATT)와 사격통제컴퓨터(FCC)라는 전자두뇌를 갖춘 탱크다. ATT는 표적의 추적과 감시기를 통해 입력되는 전차의 속도와 방향, 주포 상태, 전차 주변의 기상상태 등의 정보가 자동으로 활강포에 제공한다. IHS 제인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 탱크를 양산하는 것과 함께 현재 운용중인 주력 전차인 T-72와 T-90에도 ATT와 FCC를 적용할 계획이다. T-14의 ATT와 FCC를 도입해 T-72와 T-90 포수의 전투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초탄 명중률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이렇게 된다면 공격력과 방어력, 기동력 측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에이브럼스라도 생존과 승리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최신 사양 개량은 미 육군이 반드시 해야 하는 정책 방향인 것이다.

훈련중인 M1A2 전차

◆美육군, 2021년 M1A2 SEP v4 시험 예정=안보 전문 매체 스카웃 등에 따르면, 미 육군은 2020년대 이후에 중국과 러시아의 최신 전차에 대적하기 위해 M1 에이브럼스 전차 개량에 착수했다. 전차 개량은 M1의 가장 최신형인 M1A2 SEP v4형의 파괴력과 기동력, 방어력, 탐지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 육군 관계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전차 개량의 핵심은 러시아의 T-14 아르마타 전차나 중국의 3세대 전차인 99형과 같은 떠오르는 위협에 신속하게 교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한 차세대 조준장치, 센서, 표적획득 체계, 디지털 네트워킹 기술"이라고 말한다. 미 육군은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SEP V4 최신형은 이에 따라 최신 레이저 거리 측정기, 컬러 카메라, 통합 네트워크 체계, 최첨단 측풍기, 탄약 데이터 링크,레이저 경보 장치, 다목적 120mm 공용포탄 등을 장비할 것이라고 프로그램 개발 담당자인 데이비드 바셋 소장은 스카웃 워리어 인터뷰에서 전했다. 특히 전차의 탐지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방감시적외선이미징센서(FLIR)만 봐도 그렇다. 기존 장비에 비해 견줘 탐지 거리가 늘어나지만 디지털 해상도는 높아지고 디지털 화상 능력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나 눈, 먼지,안개 등 시야 방해물이 있더라도 적의 흔적을 원거리에서 탐지하는 능력은 높아질 것이라는 게 바셋 소장의 설명이다.바셋 소장은 "고화질 센서는 전차 승무원들이 AK-47 소총을 휴대하고 있는 적 전투원이나 민병대원을 더 쉽게 식별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면서 "아울러 적 전차의 센서,차량 등 표적에서 나오는 빛과 열 특징을 더 잘 인식하도록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후방 감시 센서와 레이저 탐지 장비도 업그레이드의 일부다. 새로운 측풍기는 전가 기후 변화나 전장조건 변화를 더욱 빨리 인식해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새로운 측풍기는 자동화 돼 있어 일일이 손으로 입력할 필요가 없다. 공기 밀도, 습도, 풍속를 탐지해 화력제어기에 바로 알려준다.특히 돋보이는 것은 첨단 다목적 포탄(AMP)이다. 구경은 기존 포탄처럼 120mm지만 여러 가지 용도에 쓰인 다종 다양한 포탄을 하나로 만든 것이다. 현재 전차들은 철갑탄(날개안정탄)과 M830 대전차 고폭탄(성형작약탄), M830A1 다목적 대전차탄(MPAT.헬리콥터 파괴탄) , M1028 캐니스터탄, M908 장애물제거탄 등 4가지를 혼용하고 있는데 최신 에이브럼스는 하나의 포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다목적탄은 적 헬리콥터와 교전해 파괴하기 위해 1993년 도입한 포탄이고 캐니스터탄은 소형 탄환을 분산시켜 다수의 적 보병을 일거에 격멸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M908은 아군 진격을 방해하기 위해 적이 도로에 설치한 대형 콘크리트 장애물 등을 파괴하는 데 쓰는 포탄이다.AMP탄은 하차한 적 보병 패퇴, 원거리 대전차 유도미사일 파괴, 아군 보병 작전 지원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바셋 소장은 "새로운 포탄의 데이터 링크는 탱크 승무원들이 특정 전장 상황에서 어떤 탄이 최적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T-14 아르마타 전차

◆능동방어체계(APS) 장착,기동력 향상도 추진=M1A2 v4 전차는 능동방호체계도 갖춘다.APS는 각종 센서와 레이더, 화력 제어기술, 표적 요격 및 파괴기술을 활용해 탱크에 날아드는 적 대전차유도미사일, 로켓발사수류탄(RPG)로부터 탱크를 보호하는 장비다.이런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한국의 K-2, 러시아의 T-14 등이 채택한 것이고 이스라엘도 기술을 장갑차 등에 적용했다. 러시아 등 잠재 적국의 급속한 탱크 포탄 기술 발전, 대전차 미사일, RPG 등의 확산으로 미육군도 더 이상 APS의 개발과 시험을 미룰 수 없어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미 육군은 국내 생산이나 미육군의 모듈방식APS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맹국 기업의 참여 등 폭넓은 범위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방식만 결정된다면 APS 개발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M1A2 Sep v3

M1A2 생산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스는 APS를 단순히 증가장갑이 아닌 탱크 하부체계로 만들기 위해 미 국방부와 협려갛고 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이 개발하고 이스라엘군이 채용한 '트로피'라는 APS를 내년 중 M1A2 탱크에 탑재해 시험을 할 예정으로 있다.

포탑 양측에 트로피 APS를 장착한 이스라엘 메르카바 4 전차

트로피 시스템은 360도로 감시하는 판형 레이더와 프로세서, 컴퓨터로 구성돼 있으며 탱크 상부에 설치돼 탱크로 날아드는 대전차유도미사일이나 RPG 등을 파악해 위치를 추적하고 요격탄을 발사할 시간과 각도를 계산해 탱크의 양쪽에 설치된 요격탄 발사기에 전달해 탱크 주변 일정 지점에서 단 몇 초 안에 정확히 파괴하는 장비다미 육군은 현재 트로피 외에 이스라엘군이 경차량이나 중장갑 차량에 설치한 아이언커튼, 아티스사의 아이언 커튼, 독일 UBT·라인메탈사의 ADS,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의 퀵킬 등을 후보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미 육군은 M1A2의 기능향상을 위한 개량도 진행하고 있다. 미 육군은 M1A2의 기동력과 연료 효율 향상, 탑재 전력계통, 공간, 장갑 소재 개선 등 기능향상을 위해 전차 ECP1계약을 체결했다. 이 개량에 따라 생산될 탱크는 M1A2 SEP v3로 불린다. 생산은 2017년부터 이뤄진다.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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