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진, 민정수석 사표반려 여부에 '촉각'…건의 움직임도

내부 붕괴 우려된다 위기감…朴대통령 선택에 주목

정책라인은 민정수석 사의표명에 충격당분간 상황 지켜볼수도[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청와대 참모진이 김현웅 법무부 최재경 민정수석비서관의 사표는 반려돼야 한다는 뜻을 모으고 이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할 방침이다. 특검과 탄핵정국이 본격화돼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민정수석을 교체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게 참모들의 판단이다.24일 청와대에 따르면 한광옥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일부 참모진들과 회의를 갖고 최 수석 거취를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서 최 수석도 고뇌가 있겠지만 심지가 굳은 만큼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격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관계자는 "참모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면서 "최 수석에 대한 사표 수리 여부는 최종적으로 대통령 의중에 달렸지만 지금은 같이 일을 해야 할 때라는 게 내부 기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 수석은 끝까지 갈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반려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도 감지되고 있다. 한 실장은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참모진의 이런 분위기는 사표가 수리될 경우 내부 붕괴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법무부장관과 민정수석의 동시 사표 제출은 단순히 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 전체, 더 나아가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수석이 "붕괴된다는 표현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밝혔지만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실제로 경제, 미래전략, 교육문화, 고용복지 등 청와대내 정책수석실은 최 수석의 사의 표명 소식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전 이들 수석비서관은 별도 회의를 열어 수석실별 현안을 간단히 점검한 후 마쳤는데, 이후 최 수석의 사표제출 소식을 전해들었다. 한 참모는 "흔들림 없이 업무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소식이 들리니 맥이 빠진다"고 토로했다.박 대통령이 그러나 참모진의 건의를 수용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김 법무장관은 지난 21일, 최 수석은 22일 사의를 표명했는데, 2∼3일이 지났음에도 아직 가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는 분석도 있다. 고심이 깊다는 점에서 반려에 무게를 둔 건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사의를 듣자마자 반려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청와대와 검찰이 충돌한 상황에서 민정수석 자리를 지킨다고 해도 역할이 크지 않아 본인이 고사했다는 추측도 나온다.최 수석이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피의자' '대통령과 검찰이 충돌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도 결국 사표가 반려되더라도 주변 여건은 전혀 달라지지 않음을 뜻한다. 다만 박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다른 카드를 선택할 수 없는 만큼 본격적인 탄핵과 특검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그냥 끌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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