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11·5 촛불집회 일제히 보도…'사과 소용없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최대 20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한 지난 5일 광화문 촛불집회를 외신들도 비중있게 다뤘다. AP통신은 "수만명의 한국인이 서울의 중심가에 모여, '대역죄(treason)' '범죄'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며 "이번 집회는 최근 1년 새 열린 반정부 정치집회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몰린 사람 수는 주최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4만5000명이다. AP통신은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비선실세'로 불렸던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사실상 허락했다는 의혹이 커져가고 있다며 시위의 배경을 전했다. AFP통신도 시위 소식을 전하며 "박 대통령이 TV 대국민담화를 통해 감정 섞인 연설을 했음에도, 그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이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10대 딸을 데리고 나온 주부 박미희씨(44)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담화가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며 "박 대통령은 마치 본인은 죄가 없다는 듯, 실소를 자아내는 변명을 계속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미국 CNN방송도 "두 번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화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며 "1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고 시위 소식을 전했다. 영국 BBC, 인디펜던트지와 알자지라 방송 등도 "한국인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며 시위 소식을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하고 '수사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한국인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며 "신임 총리와 거국일치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방침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유병화씨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자기가 할 말만 하고 질문조차 받지 않았다"며 대통령담화에 오히려 분노했다고 밝혔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집회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987년 민주화가 이뤄진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인 5%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여론의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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