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파괴적 태풍(颱風)에 대비하라

2100년 한반도 태풍 2배…사이클론 예측모델 시스템도 나와

▲미국 항공우주국 아쿠아위성이 찍은 태풍 '차바'.[사진제공=NASA]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태풍, 사이클론, 허리케인….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에서 발생해 대륙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를 끼치고 있는 '열대성저기압'을 말합니다. 열대성 저기압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고위도로 올라가면서 발생합니다. 최근 들어 그 위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큰 피해를 남깁니다. 2100년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태풍은 지금보다 2배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5일 '차바'가 남해안에 상륙했습니다. 울산 지역 등에 큰 피해를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2100년쯤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지금보다 2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의 이동경로를 예상하고 그 영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과 기후를 면밀히 연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생명을 보호하는 기본입니다. ◆2100년 태풍은?=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미래에는 태풍 같은 열대저기압 발생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연구결과 한반도는 이와 반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서울대를 중심으로 홍콩시립대, 부산대, 한국해양대, 극지연구소, UCLA의 국제 공동연구팀은 2100년쯤에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향하는 열대 저기압 수가 지금보다 약 4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연구팀은 미래 지구온난화에 따른 열대저기압의 활동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역학·통계 융합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북대서양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전반적으로 열대저기압 활동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학계의 연구 결과와 일치합니다. 특히 미국 남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멕시코 만 주변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의 활동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풍이 발생하는 북서태평양에서는 열대저기압 활동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중위도로 향하는 열대저기압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연구팀은 북대서양과 달리 북서태평양에서 열대저기압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웜풀(warm pool)이라 불리는 따뜻한 해역의 수온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높아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더 크고 강한 대류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태풍과 같은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열대저기압의 강도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하지는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기후모형에서 나타나는 미래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가용 대류 잠재에너지 (Convective Available Potential Energy)의 증가로부터 열대저기압의 강도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허창회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와 태풍의 관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편인데 장기적 방재전략 측면에서 지금보다 2배 정도 많은 수의 열대저기압이 더 강하게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이클론 예측하다=APEC 기후센터(소장 정홍상, APCC)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농업과 수산업, 관광과 같은 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14개 태평양 도서국을 대상으로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총 6 개월 동안의 '태평양 도서국 대상 사이클론(Tropical Cyclone) 장기 예측 전망자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들 예측 전망자료를 올해 10월부터 매년 같은 달에 연간 1회씩 태평양 도서국 14국에 전자메일로 제공합니다. 태평양 도서국 14개국은 파푸아뉴기니·솔로몬군도·피지·바누아투·팔라우·미크로네시아연방·나우루공화국·마샬군도·키리바시·투발루·사모아·통가·니우에·쿡아일랜드 등입니다. 태평양 도서국 14개국은 태평양에 위치한 섬 국가들로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5m 미만의 저지대에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상승, 태풍과 지진, 해일 증가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인도양, 아라비아 해, 벵골 만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은 역사적으로 태평양 도서국 내 거주민들의 삶과 경제, 물 공급, 안전 등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2015년 3월 사이클론이 강타해 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가 초토화된 비극이 있었습니다. 바누아투는 국내총생산(GDP)의 40% 정도가 관광산업입니다. 사이클론으로 직·간접적 경제적 피해가 매우 심각했습니다. APEC기후센터가 개발한 '다중모델 앙상블(MME) 장기 예측 시스템'을 활용하면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총 6개월 동안의 태평양 도서국 대상 사이클론의 장기예측 전망자료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APEC 기후센터에서 받은 태평양 도서국 대상의 사이클론 장기예측 전망자료를 바탕으로 태평양 도서국들은 사이클론이 발생해 실제로 피해가 일어나기 전에 사이클론의 활동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위성이 촬영한 강력한 허리케인 '매슈'.[사진제공=NOA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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