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갤노트7' 배터리 점검 2일째, '배신감->역시 삼성'

처음엔 '배신감'들었지만 이내 '역시 삼성'서울 신도림·홍대입구 일대 서비스센터 "이상 무"서울지역 이상 제품 2대 발견

4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갤럭시노트7 배터리 이상을 점검하기 위해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기대했던 갤럭시노트7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배신감 느꼈지만 전량 교체 및 점검을 보고 역시 삼성이란 생각이 들었다""2주만에 어떻게 물량을 마련하겠나, 재고 남은 걸 새로 주는 것 아닐까 께름칙하다."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열로 인한 폭발 사고 논란에 휩싸이자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전량 교환 방침을 발표하고 일요일인 4일에도 서비스센터 문을 열고 불안해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배터리 불량 점검을 진행했다.주말 오전부터 서울 홍대와 신도림 일대의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 대부분이 '역시 삼성'이라며 만족을 표했다.두 아이의 손을 잡고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은 이 모씨(38·주부)는 "처음엔 '하필 삼성이…'하는 배신감이 들었지만 전량 교환 조치와 사과 발표에 '역시 삼성'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이 씨는 며칠 전 갤럭시노트7이 점점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고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다행히 이 씨의 기기에서 나타난 발열은 고속 충전 때 발생하는 수준의 발열이었다.10년 넘게 LG제품만 쓰다가 이번에 처음 삼성 제품을 샀다는 A씨는 "갤럭시노트7는 확실히 이제까지의 스마트폰과 다른 차세대 기기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점검 결과 이상도 없었고, 전량 교환 조치도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고객 반응도 있었다. 윤민호 (34·회사원)는 "새로운 제품을 2주만에 마련하는 것이 말처럼 쉽겠느냐"며 "새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이전에 남은 재고를 줄까 불안해서 교환 신청은 안했다"고 말했다. 최연수씨(39·회사원)는 아기를 안고 부인과 함께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최 씨는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발열로 인한 화재가 날까 무척 걱정됐다"며 "즉각 사과와 전량 교환 조치는 칭찬할만 하지만 발열사고는 솔직히 너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교체된 신제품에 대한 다른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고객들도 있었다. 갤럭시 노트7을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처음 입문했다는 김승현(33·회사원)씨는 "성능은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이번 폭발 사고는 무척 놀랐다"며 "내년 3월까지 교환해준다고 한 만큼 교환받은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나서 교환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신도림과 홍대입구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는 오후 1시까지 각각 40여명의 고객들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이상을 점검하기 위해 방문했다. 신도림 서비스센터의 담당자는 "불안한 마음에 꾸준히 고객들이 찾아오지만 어제부터 지금까지 이상이 발견된 제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점검은 전류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품의 충전단자와 서비스센터 PC를 연결해 배터리의 전류량을 측정한다. 검사에는 10분 이하로 끝난다. 전류량이 4500밀리암페어아워(mAh) 이상이면 불량으로 판정하지만 보통 4000mAh 이상이면 회수를 권장한다. 김 모씨(32)의 갤럭시노트7은 드물게 이상 판정을 받은 경우다. 김 씨는 최근 배터리가 급격하게 소모되는 소위 배터리 '광탈' 현상을 겪고 불안한 마음에 서울 동작구의 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60%였던 배터리가 갑자기 10% 수준으로 급감한 뒤 이내 전원이 꺼진 것이다. 김 씨의 배터리는 검사 결과 4328mAh가 나와 3600mAh 수준인 정상 배터리를 크게 웃돌았다.

김 모씨(32)의 갤럭시노트7에서 나타난 배터리 급감 현상

이 서비스센터의 관계자는 김 씨에게 "위험 수치인 4500mAh를 넘지는 않았지만 배터리 '광탈' 현상이 일어나는 등 이상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며 "서울 지역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은 김 씨가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발생한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와 관련 "원인 분석 결과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됐다"며 "구입 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소비자 손에 쥐어진 물량 40만대 포함, 사업자에게 나간 전체 물량은 250만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 물량 전체를 신제품으로 교환할 예정이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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