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배봉균 신세계상업사박물관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상업사 자료들은 어디엔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있는 것'을 지금 정리해두지 않으면, 막상 필요할 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돼요. 평상시에는 역할이 드러나지 않지만, 제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배봉균 신세계상업사박물관장은 웃으며 말했다. 대표적인 상업기업에서 비상업 업무를 하는 게 힘들지는 않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민간기업이 매출은 없고 비용만 발생하는 박물관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동종업계에서도 신세계가 유일하다. 배 관장은 지난 1995년 신세계상업사 박물관이 개관할 때부터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인연은 1993년 시작됐다. 신세계가 용역을 준 프로젝트 '신세계역사문학관'을 그가 운영하던 디자인사무실이 맡았고, 프로젝트는 2년 뒤 박물관 개관으로 이어졌다. 배 관장은 기본 계획과 설계, 감리 등 전반을 담당해 진행했다. 관장 직함을 갖게 된 것은 2006년부터다. 신세계는 왜 박물관을 운영할까. 배 관장은 '사명(使命)'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신세계의 뿌리는 유통이고, 그 역사는 1930년부터입니다. 제가 지켜본 결과 신세계는 업계의 변화와 개혁, 창조를 늘 이끌어왔죠. 이 도전의 역사는 곧 상업의 역사예요. 기록해야 할 필요와 가치가 있습니다.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전통상업 300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알려야 한다는 사명이랄까요."20여년 간 모은 유물은 6000여점. 자체 사료는 1만여점 정도다. 수집은 현재진행형이다. 중개상인을 통해서 자료를 매입하고, 배 관장 본인도 주기적으로 시장조사를 다닌다. 그렇게 모은 자료는 곳곳에서 재조명되고 가치를 발한다.